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좋아서 하는 밴드, 포미닛 투윤, 라즈베리필드, 김재중, 배치기의 신보를 다룬다. 앨범 발매일에 대한 표기는 음원과 음반의 구분 없이 가장 빠른 발표일을 기준으로 함을 일러둔다. | [weiv]
 

 

 

좋아서 하는 밴드 | 우리가 계절이라면 | 소니뮤직, 2013.01.16
좋아서하는밴드

최민우: 착하고 소박한 포크 송 모음집. 몇몇 곡은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뮤지컬의 삽입곡처럼 들린다. 수록곡의 수에 비해서는 체감 시간이 다소 길다는 느낌이 있다. 4/10
김영진: 선율, 가사, 연주 등에 있어 기시감을 부르는 요소들로 가득하지만, 그것들이 모여 이 밴드만의 일관되고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는 점은 특이하다. 번득이지 않고 은근하게 빛을 발한다. 5/10
한명륜: 뻔한 이야기의 소재들이지만 그걸 이야기하는 방식이 조금만 과감해지면 전혀 다른 색채가 된다는 걸 보여주는 가사. 먼저 만나자는 말 못하느냐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뽀뽀”의 첫 소절을 들으며 ‘네’라고 대답했다. 편곡 상의 강세와 가사 간의 호흡이 좋다. 8/10
차우진: 멤버 네 명이 만든 싱글들이 균등하게 모여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밴드의 정서를 온전히 드러낸다. 낭만적이고 귀여운, 또한 사색적이고 유머러스한 정서가 ‘좋아서 하는’ 즐거움을 적확하게 잡아낸다. 신나는 섬과 더불어 거리/행사 공연을 토대로 성장한 밴드의 특징이랄 수 있는 ‘낭만성’과 ‘소박함’이 도드라지는데, 그러한 그룹의 첫 정규 앨범으로서는 다소 지루하게도 들린다. 이들에게 현장성이 중요하다면, 앨범에서도 그걸 효과적으로 드러낼 묘안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5/10

 

 

포미닛 투윤 | Harvest Moon | 튜브엔터테인먼트, 201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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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몇 가지 변별점을 두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효과적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약간 아쉬운 만듦새다. 4/10
김영진: 새롭지는 않지만 비트를 비롯한 소스들의 적절한 사용이 잔재미를 불어넣고 완성도를 높인다. 전반적으로 ‘잘 뽑혔다’고도 할 수 있겠다. 다만 일례로 타투(t.A.T.u.)의 “All The Things She Said”와 유사한 전개 및 무드를 띠는 “Why Not”에서처럼, 여전히 안이한 관점과 태도가 군데군데 묻어 있는 기획물로서의 단점이 눈에 밟힌다. 5/10
차우진: 현아에 가려졌던 포미닛의 ‘실력자’들을 미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선 반갑지만(특히 전지윤은 실력에 비해 너무 안 알려졌다), 두 사람이 꼭 함께 있어야할 이유를 보여주기엔 어중간하다. 무난한 틴 팝(한나 몬타나가 거론되는 “24/7”)과 구식의 팝록(“악몽”)보다는, 소녀시대나 f(x),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샤이니 등 SM 아이돌의 말쑥한 싱글을 만들었던 토마스 트롤센과 미치 한센, 미켈 레미 시그바르트가 작곡한 “Why Not”과 노르웨이 팝듀오 M2M의 “Everything You Do”의 작곡가 라스 애스 등이 참여한 “Black Swan”이 더 좋게 들린다. 외국 작곡가들의 곡이 더 좋다는 얘긴데, 어중간한 팝보다 클럽 튠의 싱글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6/10
 

 

 

라즈베리필드 | Sweet & Bitter | 마카롱컴퍼니, 2013.01.18
라즈베리필드

최민우: 조규찬이 프로듀싱한 신인 가수의 음반처럼 들린다. 소리가 청명하고 맑다는 뜻도 될 것이다. 특징 없는 보컬과 희미한 인상만 있는 곡들이 산뜻한 발걸음으로 다가오려 노력한다. 3/10
김영진: 파르스름한 앳된 감수성 말고는 도드라지는 점이 없다. 타이틀곡 “처음 만난 자유”의 뮤직비디오가 전하는 정서 그 이상을 찾기 힘든 음반. 2/10
차우진: 더없이 무난하고 예쁜 싱글 모음. 90년대 한국 모던 록을 대변하던 더더와 자우림, 혹은 박혜경과 김윤아의 초기 곡들이 연상된다(굳이 앨라니스 모리셋과 크렌베리스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공들여 만들었다는 인상을 주지만, ‘필드’에서의 경쟁력은 없어 보인다. 이건 장르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의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My J boy”와 “She Was Right” 그리고 이이언이 편곡한 “Beautiful Collision” 등은 좋은 싱글로 꼽고 싶다. 4/10

 

 

김재중 | I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13.01.17
김재중

한명륜: “Mine”은 라르크 앙 씨엘(L’Arc en Ciel) 하이도(Hyde)의 2000년대 중반 솔로 앨범을 떠올리게 한다. 김바다의 입김이 묻어나는, 멜로디가 배제된 리프에 중간중간 끼어드는 낯선 건반의 조합. 김재중은 이를 나름 하이도 타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발성을 연구한 것 같다. 다만 이런 분야에서 한국어 가사의 소재와 표현은 이게 한계인가 싶은 절망감도 든다. 6/10
차우진: 김바다와의 콜라보레이션, 공동 프로듀싱과 전곡 작사 등의 ‘마케팅 포인트’는 김재중이 지향하는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다. 한편 90년대에 유행하던 대곡 스타일의 로큰롤인 “One Kiss”나 일본의 모던 록이 연상되는 드라마틱한 전개의 “Mine”은 모두 화려하게 비상하는 보컬을 위해 작동한다. 슬로우 템포의 “내 안 가득히”나 “나만의 위로”, “All Alone”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곡들이 무난하게 화려하지만, 신경 써서 잘 다듬었다는 인상을 남긴다. 김재중, JYJ의 팬이 아닌 부류들에게 이 앨범을 굳이 선택하도록 설득하는 힘은 부족하지만, 이제까지 김재중(혹은 JYJ)의 싱글 중에서는 가장 인상적이다. 6/10

 

 

배치기 | 4집 Part. 2 | YMC엔터테인먼트, 2013.01.14
배치기

김영진: 랩이 반주로, 보컬 라인(훅)이 메인으로 들리는 ‘고전적’ 한국 주류 힙합의 식상한 예. 랍티미스트도 잘 보이지 않는다. 3/10
차우진: 특히 힙합에서 언더/메이저 경계가 애매할 수도 있겠지만, “태양 아래서”만큼은 듣고 있으면 다이나믹 듀오와 리쌍 등이 시장을 ‘돌파’하던 바로 그때가 떠오른다. 여러 전례들로 시장에서 성공한 힙합 싱글들이 공식화되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지금 인디-메이저의 간극을 봉합하며 ‘가요계’에 의미심장한 순간을 만들고 있는 건 힙합 음악가들이 아닌가 싶기도. 파트 1(혹은 4와1/2)인 [두 마리]와 함께 들으면 다소 어색하지만, [파트 2]만큼은 자연스럽게 흐르면서도 “행복하니”와 “걱정마쇼”에서 인상적인 순간을 남긴다.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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