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SM 엔터테인먼트의 총 매출액은 약 1686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53% 증가한 액수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오른 약 478억 원이었다. YG 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1000억 원 이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SM의 절반 수준이었던 2011년보다 220억 원 이상 증가했다. JYP, 큐브 및 FNC 엔터테인먼트 등도 400억 원 수준이라 예측되지만, 그 역시 적은 규모는 아니다. 바야흐로 K-POP 산업의 전성기라 해도 좋을 이때, SM 엔터테인먼트는 K-POP 산업의 1인자일 뿐 아니라 그 원형과 토대로서의 지위를 얻고 있다. K-POP과 SM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단 얘기다. | [weiv] ‘병맛’의 역사: 팬심으로 기록한 SMP의 마수 1. H.O.T – 아이야 (1999) 그 당시로선 상당히 파격적인 의상이었고, 지금 봐도 촌스럽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SMP 비주얼의 레퍼런스라 할 만한 일본의 비주얼록계와도 또 다른, 독자적인 의상과 컨셉이었다. 특히 문희준의 프레디 손톱과 이재원의 옷에 달린 정체불명의 화살표가 기억에 남는데, 이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김과 동시에 그때부터 고스족과 비주얼록계를 동경하게 돼버려……. 아… 앙대…. 뮤직비디오는 멤버 전체를 로우 앵글로 잡는 기법과 특수효과의 사용, 멤버 개개인의 점프 동작을 슬로우모션 카메라로 잡는 등 지금 SM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에서 빈번하게 보이는 요소들이 이때부터 이미 하나의 고정된 성격으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 신화 – Yo (2001)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도 SMP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이 곡이 나왔을 당시 김동완의 콥스 페인팅(corpse painting, 블랙메탈 밴드들이 주로 하던 흑백색 혹은 백색의 메이크업의 한 형태)과 샤우팅이 꽤 이슈가 되었고, 이는 뮤직비디오 인트로에도 잠깐 등장한다. 아이돌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얼굴에 허연 분칠을 해버린 패기도 그렇지만, 이것이 2012년에 재현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겠지만 그것은 실제로 일어났습니다(EXO – MAMA 뮤직비디오 참고). 뮤직비디오는 흥미롭게도 SM의 정석이었던, 뽀샤시한 아이돌들의 얼굴과 안무만 실컷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1990년대를 강타한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 이후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드라마 뮤비를 연상케 한다. 꽤나 평범한 학원물로, 여자 주인공이 상당히 청순하면서도 예쁘다. 아, 그리고 이 뮤직비디오로 인해 신화의 멤버 이민우는 ‘쿨워터’라는 별명을 얻음과 동시에 그 단어가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참고: Yo! 쿨워터 전설의 시작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wwifeyj&logNo=100170307230) 3. 보아 – Girl’s on Top (2005) 귀여운 소녀에서 강한 여전사로의 변신.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데, 금색 수트를 입고 검은 샤기컷을 휘날리며 박력 있게 춤추는 그녀는 참 멋졌더랬다. 샤기컷이라는 머리 모양도 아마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것 같다(물론 미용실에 가서 샤기컷으로 머리를 자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이제 와 다시 뮤직비디오를 보니, 샤기컷보다는 란제리 의상이 더 예뻐 보인다. 후반부의 뜬금없는 한복과 발라드 컷은 그냥 조용히 넘어가기로 하자… 4. 동방신기 – Rising Sun(순수) (2005) SMP 하면 동방신기라고 할 수 있겠는데, 개인적으로 동방신기의 주옥같은 SMP 타입의 곡들 중 가장 좋아하는 걸 택하라면 단연 “Rising Sun”을 꼽겠다. 안무 컷과 뭐라 정의내리기 어려운 개인 컷들이 교차 반복되는, 가장 정석에 가까운 SM식 뮤직비디오라 할 수 있다. 이때 믹키유천의 무사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들어, 학교 친구의 머리를 만날 믹키유천 스타일로 묶어주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내 머리로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때까지도 나는 보아의 샤기컷을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뮤직비디오의 웃음 포인트라 하면, 2분 50초쯤 되었을 때 다섯 멤버의 얼굴이 한 화면에 5분할되어 나타나는 컷인데, 다시 봐도 도저히 무슨 생각으로 이런 편집을 했는지 모를 정도다. 다행스럽게도 이후 SM 뮤직비디오에서는 좀 더 발전된 편집을 보여준다. (예: f(x) – Nu ABO) 5. 슈퍼주니어 – U (2006) “Rising Sun” 이후에 나온 뮤직비디오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발전한 것은 없어 보인다. 아무래도 13인조 정도 되는 대형 그룹은 처음인지라, 이 많은 인원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 같다. 웃음 포인트는 물론,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윤아의 얼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2분 44초부터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특수효과다. 이 특수효과는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후에 EXO의 티저에서 훨씬 진보한 모습으로 재등장한다. (EXO – Teaser 6 KAI http://youtu.be/GLVjK9riX0g) 6. 샤이니 – Lucifer (2010) 샤이니는 SMP의 마수가 뻗치지 않을 것만 같은 그룹이었으나, “링딩동”, “루시퍼” 연타가 터지자 ‘아아, 결국 샤이니도…’라며 많은 이들의 탄식을 자아낸 바 있다. “루시퍼”의 뮤직비디오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안무의 손동작에 맞춰 휘릭휘릭 하는 음향 효과가 삽입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그 후로 거의 모든 SM 보이 그룹의 뮤직비디오에서 활용되기 시작하는데, 이때만 해도 조금은 조잡했던지라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이 효과는 동방신기의 “왜(Keep your head down)” 뮤직비디오에 이르러 영상에 박진감을 더하는 요소로 훌륭하게 활용되었다. 이때의 컨셉, 특히 태민의 장발은 과거 비주얼록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며, 온유의 중성적인 5대 5 가르마 단발의 경우,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었으나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았다. (사실 온유는 뭘 해도 예쁘기 때문에…) 7. EXO – MAMA (2012) EXO-K EXO-M 현존하는 SMP 중 가장 최근의 것이자 가장 완성형에 가까운 형태의 뮤직비디오. 인트로의 애니메이션부터 그 스케일과 퀄리티까지, 여타 SMP 뮤직비디오들을 가볍게 압도한다. 도대체 얼마의 예산으로 어디서 어떻게 제작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빠심’을 약간 섞어 말하자면) 웬만한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별로 밀리지 않는다. 뮤직비디오 자체는 평범한데, 그간 SM이 시도해온 모든 효과와 촬영기법을 집대성한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인상이다(단, 슬로우모션 기법은 빠졌다). EXO-K와 EXO-M의 뮤직비디오가 각각 연결되는데, 유심히 감상하면서 그 연결 지점을 찾아내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20개가 넘는 티저 영상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여 마치 영화 트레일러를 보는 듯한 감흥을 선사한다. 심지어 이 뮤직비디오와 영화 <프리스트>를 매쉬업한 영상도 존재하는데, 위화감이 전혀 없어 놀라울 뿐이다(PRIEST Starring by EXO http://youtu.be/QDrKeoshIBo). 다만 EXO 그룹 자체가 앞으로도 계속 SMP의 계보를 이어나갈지 의문이며, 따라서 이 뮤직비디오에서 뿌려진 ‘떡밥’의 회수 여부 또한 미지수이다. 제발, 간곡히 부탁드리는데, 후속편 만들어주세요, 이수만 아….. 아버지…… | 후쿠시 오요 lmloyolml@gmail.com 관련 글 [special] SM과 K-POP | 왜 SM인가? [special] SM과 K-POP | 케이팝과 ‘록 스피릿’: 어떤 K-POP은 왜 복잡해졌는가 [special] SM과 K-POP | 의사 선생님, SMP가 뭔가요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