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자이언티, 아마도이자람밴드, 드린지 오, 김일두, 곱창전골의 새 앨범에 관한 필자별 코멘트다. | [weiv]
 

 

 

자이언티 | Red Light | 아메바컬쳐, 2013.04.09
자이언티

김영진: 허튼 구석을 찾기 힘든, 꼼꼼하고 세심한 데뷔작. 2011년에 발표했던 싱글 “Click Me”가 불러온 기대감을 거의 완벽하게 충족시킨다. 보컬리스트를 넘어 ‘종합 음악인’으로서의 자이언티를 만나볼 수 있는 앨범. 오래 기다려온 음악을 만난 기분이다. 9/10
이재훈: 그동안 활발한 활동으로 청자들의 기대를 받아왔던 자이언티의 데뷔작은 그 기대에 부응하는 앨범이다. 이미 특색 있는 보컬과 능수능란함으로 싱어(singer)로서의 재능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특히 송라이터(song writer)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 한국 메인스트림 블랙 뮤직의 재밌는 한 수다. 진지하게(?) 지구의 ‘대위기’를 걱정하는 곡인 “지구온난화”는 꼭 들어볼 만한 트랙. 8/10

 

 

아마도이자람밴드 | 데뷰 | 붕가붕가레코드, 2013.04.09
아마도이자람

최지선: [슬픈 노래](2009)에서 들려주었던 것처럼, 말하는 듯한 가창을 비롯해 연극적으로 주조된 사운드메이킹이 주효하다. 나지막한 목소리에 다소 어두운 단조풍 노래들이 많다. 박윤식과의 듀엣 “괜찮을까”가 흥미롭게 들렸는데, 따로 부르던 목소리가 한 자리에 만나는 순간 분위기가 고조되며 이를테면 뮤지컬 메인 테마(또는 오페라 아리아)와 같은 모양새를 띠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기다려 봐도”는 날카로운 기타가 주도하는 로킹한 곡으로 기대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 이상의 아주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다. 6/10
김영진: 전반적으로 잔잔한 인상을 주는 가운데 톡톡 튀는 요소로 흥미로운 순간들을 만들어간다. ‘아이디어로 만든 음악’이라는 표현도 떠오르는데, 재치도 있고 일관성도 있지만 신경을 자극하기에는 민숭민숭한 잔감정이 자주 드러난다. 감각보단 이성으로 주조한 듯한 인상이 강한 음반. 6/10
이재훈: 결성 9년 차 밴드인 아마도이자람밴드의 첫 정규 앨범 [데뷰](2013)의 미덕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결과물은 과하지 않다. 담담하고, 그래서 물리지 않는다. 거기에 이자람의 보컬은 특유의 완급 조절과 감정 처리 덕분에 확실한 하나의 악기로 기능한다. “우아하게”나 “I’m on Round” 같은 곡의 위트 있는 가사를 곱씹어보는 것도 앨범을 듣는 하나의 재미다. 7/10
한명륜: ‘에스닉’의 가능성은 재즈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라는 걸 무슨 발견처럼 이야기하기엔 조금 쑥스런 감이 있다. 분명한 건 ‘소리꾼’이라는 이력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음운에 의한 리듬감의 강조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훈련된 테크니션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퍼지한 기타 톤이 다소 ‘셀’ 수도 있는 이런 보컬의 리듬감을 중화하는 매력으로 작용하는 “선택”을 추천하고자. 9/10
최성욱: 에밀쿠스트리차의 영화처럼 양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슬프면서도 웃음이 나고, 왁자지껄하면서도 조용하다. 그러나 정서의 반향이 크지 않다. ‘밴드’의 결과물임에도 이자람의 목소리와 노랫말만이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5/10
 

 

 

드린지 오 | Drooled And Slobbered | 일렉트릭 뮤즈, 2013.04.04
드린지오

최성욱: 전작보다 사운드가 풍성해졌으나, 결코 과하지 않다. 조력자(김목인, 조경래, 강예진)들은 마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하고 있고, 드린지 오의 목소리와 기타 톤도 이전보다 더 흡입력 있다. 봄날의 미풍처럼 부드럽고 아련하다. 9/10

 

 

김일두 | 곱고 맑은 영혼 | 헬리콥터 레코즈, 2013.04.02
김일두

최지선: 아무렇지도 않게 부르는 노래와 연주에는, 그러나 그저 아무렇게나 넘겨버릴 수 없는 무엇이 있다. 말하자면 그의 음악은 펑크와 포크 사이에 존재한다(물론 이런 접근은 언제나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가사와 코드 전개는 대개 간명하지만, 김일두의 목소리와 만나는 순간 그만의 빛깔이 완성된다. 투박한 목소리와 낭만적인 선율이 어긋나며 파장을 일으키는 사운드와 비슷하게, 그의 가사도 가령 ‘저주 같은 삶’과 사랑 사이의 역설과 모순이 파열음을 내며 작동한다. 6/10
최성욱: 무기력하고, 뜨겁고, 고집스럽고, 우아하다. 기타 줄과 손가락의 마찰음이 툭툭 긁어대는 그의 목소리와 영롱하게 뒤엉킨다. 8/10

 

 

곱창전골 | 그 날은 올 거야 | 샐러드, 2013.04.05
곱창전골

김영진: 첫 트랙 “횃불”은 강렬하고, 타이틀곡 “그 날은 올 거야”는 비장하다. “고향”과 “석양”이 주는 고즈넉함이나 애틋함도 묵직하다. 이러한 직설적인 감정들이 반갑고 즐겁다. 신중현과 산울림을 ‘계승한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 밴드의 음반이다. 7/10
최성욱: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도, 연주의 방식도, 음악의 구성도 에두름이 없다. 장인의 솜씨로 복원과 복각에 힘을 쏟는 앨범을 두고 굳이 ‘올드’하다고 폄하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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