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권순관, 수상한 커튼, 가을방학, 심규선, 피노다인의 신보를 다룬다. | [weiv]
 

 

 

권순관 | A Door | 해피로봇 레코드, 2013.04.11
권순관

최성욱: 유희열, 김동률, 이적으로 대변되는 웰메이드 가요계가 안정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룬 것처럼 보인다. 개별 곡들의 멜로디도 수려하고, 현악 세션과 브라스의 쓰임새도 정교하다. 무엇보다 곡 하나하나 일정 수준 이상의 밸런스를 이룬다. 권순관과 그가 속한 밴드의 롱런이 예상되는 이유다. 8/10
한명륜: 젊은 나이임에도 권순관은 과하지 않게 악기의 사운드를 조합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미니멀한 노트의 반복으로 시작되는 피아노부터 엷은 퍼즈의 기타로 번져가다 가볍게 변화를 준 악상의 “그렇게 웃어줘”는 푸디토리움의 김정범을 연상케 하기도. 8/10

 

 

수상한 커튼 | 아름다운 날 | 산타뮤직, 2013.04.04
수상한 커튼

최성욱: 서정적인 분위기는 기존과 그대로이나 사운드나 음색은 이전보다 강세가 분명해졌다. 차갑게 공명하는 보컬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다만 멜로디의 패턴이 단조롭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7/10
김영진: 보컬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스타일과 기타 스트링 혹은 건반으로 주도하는 슬로우 템포가 근래 흔히 만날 수 없었던 모종의 향수를 자아낸다. 소박한 태도가 인상 좋은 표정을 짓고, 자극 없이 삼삼한 멜로디가 익숙하면서도 아늑하다. 7/10
 

 

 

가을방학 | 선명 | 루오바팩토리, 2013.04.08
가을방학

최성욱: 전작보다 생동감을 잃은 느낌이다. 앨범의 분위기가 한 톤 무거워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운드가 좀 더 단순해져서이기도 하다. 계피의 보컬은 사랑 이후에 남겨진 것들에 대해 읊조릴 때보다 사랑을 앞둔 떨리고 분주한 감정을 묘사할 때 더 호소력 있다. 6/10
우해미: 앨범의 타이틀처럼 ‘선명’한 변화 중에서도 특히 귓가를 떠나지 않는 트랙은 “삼아일산”이다. 이 곡은 ‘실험적’이라는 말로 요약되는 2집을 대변하는 동시에, 내레이션과 반주만으로 밴드의 매력을 드러내는 저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건 전작보다 매력적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되지 못한다. 6/10
한명륜: 정바비(정대욱)는 곡을 철저히 화성의 개연성 위주로 엮어간다. 분위기 전환 역시 철저히 ‘산출’된다. “잘 있지 말아요”는 그런 논리가 잘 녹아나 있는 수작이다. 다만 계피의 큰 굴곡 없는 목소리가 이런 구조의 곡과 맞물렸을 때 청자에 따라서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7/10

 

 

심규선 | 꽃그늘 | 파스텔 뮤직, 2013.04.18
심규선

한명륜: 1970년대 한국문학의 서정시는 통상 문단에서는 큰 평가를 받지 못한다. 과잉된 감정의 언어들이 시의 구조적 미학을 깨뜨린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음악인들에게 이 시들이 계속 주목받아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즉 완결되지 않은 언어의 조합이야말로 음악을 필요로 한다는 뜻은 아닐까. 다만 멜로디라든가 사운드의 운용에 있어 크게 기억에 남을 만한 임팩트를 가진 곡이 없다는 건 아쉽다. 왈츠풍의 마이너 멜로디 “그런 계절”이 시즌 송으로 잘 묻어나고 있긴 하지만. 6/10

 

 

피노다인 | PINOcchio | 하이라이트 레코즈, 2013.04.03
피노다인

김영진: 랩음악에 있어 ‘한국어 가사의 미덕’이라 부를 수 있는 것들을 자신감 있게 쏟아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 위트 있는 라임이 대체로 어쿠스틱한 비트 위로 일관되게 흐르는데, 비교적 안정적인 프로듀싱 때문인지 정적 혹은 관습적이라는 인상도 남는다.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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