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조용필, 디어클라우드, 타루, 딕펑스, 김바다의 신보를 다룬다. | [weiv]
 

 

 

조용필 | Hello | YPC프로덕션, 2013.04.23
조용필

최지선: 여러 세대를 아우르고 통합했던 전설적인 뮤지션의 좌표를 갱신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 이전 시대에 조용필이 트랙 간에, 또는 앨범마다 차별화시켜 각기 다른 지향을 분사(分射)했던 방식과 엇비슷하게, 본작에서도 혁신과 유지의 아이템을 나눠 담는다. “걷고 싶다”나 “어느 날 귀로에서”가 다소 어덜트 컨템포러리 발라드라고 한다면, “Bounce”와 “Hello”를 비롯해 외국 작곡가의 곡들은 트렌디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K-pop의 흐름을 (특정 밴드나 스타일이 언급되는 현상까지도) 고스란히 수용하는 중이다. 그렇지만 조용필 특유의 타령조와 ‘꺾이는’ 창법이나 순애보 운운하는 올드한 가사 등이 어쩔 수 없이 조우하는 순간, 그에게는 혁신적이었을 시도들이 ‘조용필 표’ 노래로 속절없이 봉합되고 만다. 이마저도 그의 의도였을까. 6/10
최민우: 최근의 추세를 반영한 곡들은 ‘조용필임을 감안하고’ 들을 수밖에 없다. 신선하고 의욕적인 기운이 물씬 풍김에도 사운드와 가창, 가사가 정확히 합을 맞추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전체적으로는 ‘good but not great’로 들린다. 이는 그의 도전에 경의를 표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6/10
한명륜: 다소 촌스럽더라도 과거와 연결되는 느낌을 담은 음악을 하길 원했던 팬들은 실망스럽다는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일렉트로닉적 요소와 리얼 세션의 이음매를 최대한 매끄럽게 만드는 감각은 악기와 사운드 소스의 발전사를 경험해온 그의 관록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 8/10
최성욱: 새 앨범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분명 다양한 사회적 컨텍스트가 교차된 결과다. 반면에 무덤덤한 평가는 ‘음악’ 자체만 두고 꼼꼼하게 감상하려는 태도의 결과다. [Hello]의 경우 음악이 놓인 맥락과 맞물려 더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점이 있다. 지나치게 허술하거나 너무 큰 포부를 품은 나머지 듣기 거북했던 그동안의 실패한 복귀 경로를 따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조용필이 애들 음악을 만들었다.’ 라는 어느 택시기사의 촌평이 잘 어울린다. 덧붙이자면 애들 음악을 제대로 만들었다. 7/10

 

 

디어클라우드 | Let It Shine | 엠와이뮤직, 2013.04.24
디어클라우드

최민우: 신서사이저의 비중이 늘어난 게 먼저 귀에 들어오지만 이것이 결정적인 변화를 뜻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나름의 ‘역사’를 갖추기 시작한 밴드의 안정적인 작업이라는 인상이 가장 크게 남는다. 콘서트를 기대할 수 있는 좋은 곡들도 있고 분위기도 말끔하게 다듬어져 있다. 선명하고 확실한 음반. 7/10
최성욱: 타루의 세 번째 앨범과는 다르게 디어클라우드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방향키를 잡았다. 서정적이면서도 웅장한 사운드 그리고 기타리스트 용린의 연주와 나인의 음색도 안정적이다. 문제는 그동안의 디어클라우드 및 개별 멤버들의 작업과 변별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익숙하게 들린 나머지 정서의 반향이 크지 않다. 6/10
 

 

 

타루 | Puzzle | 올드레코드, 2013.04.17
타루

최민우: 곡들은 다채롭고 소리는 매끈하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이 뮤지션이 들려주고자 하는 음악이다’라고 정확히 특정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음반의 흐름이 산만해서일수도, ‘킬러 싱글’을 지목하기 힘들어서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건 다음 음반에서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다음 작업을 듣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5/10
한명륜: 프로듀서로서의 이용원은 최근 여성 보컬을 중심으로 한 팝적인 사운드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그가 프로듀싱한 타루의 이번 앨범은 록을 토대로 하되 보컬과의 물리적, 형식적 밸런스를 잘 맞춘 훌륭한 팝 음반이다. 특히 다소 오버드라이브의 농도가 짙은 기타 톤(특히 솔로잉에서)임에도 목소리를 압도하지 않는 사운드 균형 감각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7/10
최성욱: 프로듀서로 나선 옐로우몬스터즈의 영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뻔한 사랑 노래에 머물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며 청량감 있는 멜로디 라인을 그려낸다. 나무랄 데 없이 좋은 사운드이며, 타루의 음색과의 이음새도 좋다. 8/10

 

 

딕펑스 | VIVA PRIMAVERA | TNC컴퍼니, 2013.04.25
딕펑스

한명륜: 베이스(김재흥)를 기타처럼 쓰는 피아노 록이라면 설명이 맞을까. 베이스와 호흡을 잘 맞추는 리듬감, 그리고 미성이 돋보인다. 그러나 ‘청춘 만세’라는 의미의 제목을 상기한다면 보컬 퍼포먼스는 음을 치고 올리는 부분에서 패기가 다소 부족하다 싶다. 매끈하게 들리게 하고 싶었던 걸까. 특히 “New Yorker”를 제외하고는 중언부언하는 느낌의 가사도 아쉽다. 그러나 분명 이 앨범이 이들의 전부가 아닐 것이라는 전제로 하는 지적이다. 6/10
김영진: 얼버무리는 인상 없이 밴드가 보여 온 음악을 발전적으로 연장해나간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음반. 얼핏 미끄덩한 레코딩으로 마감된 ‘빤한 건반록’으로 들릴 여지도 있지만, 완숙한 송라이팅과 그에 걸맞은 편곡은 매우 견고하고, 정석적이며, 똑똑한 짜임새를 선보인다. 7/10

 

 

김바다 | N. Surf Part 1 | 에버모어뮤직, 2013.04.25
김바다

한명륜: ‘퍼즈의 달인’ 김바다의 첫 솔로 앨범. 한 프로(3시간 반)에 여러 곡을 녹음했다는 본인의 전언도 있었지만, 앨범은 원시적인 리듬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고 또한 그 의도는 주효했다. 가사를 이루는 음절 간 발음의 조화가 조금 아쉬우나 전체적으로 멜로디를 밀어 올리는 목소리의 압력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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