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mpire Weekend – Ya Hey | Modern Vampires Of The City (2013) 삶, 죽음, 불안, 종교 등의 지리멸렬한 문제를 이토록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가. 혹자는 먹물 사내들 특유의 겉핧기식 조롱이라 폄하할지도 모르겠다. 왼손은 술을 든 채 오른손은 여자의 허리를 두르고 있고 입으로는 소설 대사를 읊는 그런 사내들 말이다. 고백하건대 나도 한때는, 그들이 그렇고 그런 사내들이며 그렇고 그런 음악을 하는 부류 중 하나일 뿐이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서 사내들은 그런 혐의를 완전히 벗은 것 같다. 이들의 음악을 머리만 쓰는 음악 혹은 멜로디 한방으로 승부하는 음악으로 치부하긴 힘들 것이다. 시종일관 진지하지만 유머를 잃지 않고, 냉소적이지만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모던한 사내들은 쿨하지도 핫하지도 않은 미적지근한 온도를 유지한 채로 시종일관 청자를 향해 수다를 떨고 리듬을 전한다. “Ya Hey”에서 사내들은 신에게 말을 건다. 수많은 시기와 질투에도 왜 당신은 항상 사랑하라고 설파하며, 수많은 사람이 고통과 불안에 떨고 있음에도 왜 당신은 아무런 응답이 없는지 묻는다. “Ya Hey”는 묵묵부답인 야훼(Yahweh)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 그리고 사내는 중얼거린다. 어느 누구도 당신처럼 순진무구하게 살수는 없을 것이라고. 그렇다고 대답 없는 신을 탓하지는 않는다. 절망 대신 한줌의 희망을 선택한다. 초월적이고 전지전능한 신이 아닌 자신 안에 내재된 흔들리는 신을 호출한다. 자기 삶의 과정을 자신의 의지로 구성해가는 사람들. 어둠 속에서도 꾸역꾸역 제 갈 길을 찾는 발걸음을 응원한다. 그래서 “Ya Hey”는 보통의 사람들을 위한 송가이자 같이 춤을 추기를 권하는 유쾌한 추임새처럼 들린다. 이만하면 ‘청춘의 사운드’라 부를 만하다. | 최성욱 www.facebook.com/prefree99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