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한희정, 임헌일, 최고은, 그리고 Disclosure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한희정 | 날마다 타인 | 파스텔뮤직, 2013.06.05
한희정

최성욱: 변신은 있을지언정 변심은 없다. 변신마저도 음반 전체에 흐르는 담담한 비애의 정서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디스코, 오케스트레이션 등이 언급된 소갯글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음색과 노랫말에서 연상되는 심상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다른 가면을 쓰더라도 완벽한 타인이 될 수는 없는 법. 그러나 바뀐 가면도 여전히 잘 어우러진다는 점. 7/10
한명륜: 한희정은 믹싱 단계에서 사운드나 악곡의 각 부분들이 어떻게 어울리고 맞물리는지에 따라 음악 전체가 바뀔 수 있다는 걸 잘 아는 뮤지션이다. 1집 [너의 다큐멘트]에서 이이언이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의 깔끔한 면을 엮어냈다면, 이번 앨범의 믹싱을 맡은 강기영은 한희정이 선택한 과감하고도 탁한 퍼즈의 울림을 중심으로 익숙할 수 있는 멜로디나 화성 진행으로부터 순간순간 이탈하려는 보컬과 멜로디 라인의 에너지를 잘 살려냈다. 8/10

 

 

임헌일 | 사랑이 되어가길 | 젬컬처스, 2013.06.04
임헌일

최민우: 첫 곡 “다시 시작”은, 이리저리 꾸미고는 있지만, 버브(Verve)를 연상시킨다. 음반이 기대어 있는 언덕을 짐작케 하는 소리다. 아류로 빠지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유지하는 건 뮤지션의 꼼꼼하고 신실한 자세 때문이리라 짐작해본다. 야심찬 시도와 ‘대중성’이란 단어로 묘사될 달달한 곡들이 고루 나오는데, 뮤지션의 관심은 전자 쪽으로 기운 것 같다. 그러나 마지막 곡 “은혜”는 음반의 흐름과 통일성을 크게 해친다. 7/10
차우진: 돌이켜보면 메이트는 정준일과 임헌일이 만든 곡의 차이가 꽤 선명했다. “그리워”, “Yeah”, “Impro” 같은 곡들이 임헌일의 것인데, 덕분에 이 앨범은 메이트를 기준으로 정준일의 [Lo9ve3r4s](2011)와도 비교하게 된다(이게 좀 재밌다). 다만 레퍼런스가 너무 선명한 곡들이 그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인상도 받는데, “다시 시작”에서 재미있는 요소로 쓰인 시퀀싱과 전자적 효과를 앨범의 일관된 요소로 확장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6/10
 

 

 

최고은 | Real | 비타민, 2013.06.05
최고은

최성욱: 일상의 질감이 그대로 묻어나는 음반이다. 너무 촘촘하거나 느슨하지 않아 적당한 긴장감과 현장감이 살아 있다. 기록은 분명 창작의 후속 조치다. 창작의 결과물이 우선이다. 그러나 이번 EP 앨범의 짧은 분량으로 그 호오를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7/10
한명륜: 정적이면서도 순간순간 꿈틀거리는 어쿠스틱 기타의 화성, 그리고 저음부에서 언뜻 신형원을 연상케 하는 두텁고 역동적인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 여행지 숙소 공간에 불규칙하게 반사된 기타의 울림을 녹음한 “Beautiful As You Are”를 추천하고자. 이 음반은 사운드가 가진 디테일, 그 안에 깃든 개별적인 감각을 계량하듯 다듬어버리는 몇몇 스튜디오에서의 마스터링 작업에서 과연 ‘리얼’이 나올 수 있겠는가 하는 진지한 물음이기도 하다. 8/10

 

 

Disclosure | Settle | Island, 2013.06.03
disclosure

최민우: UK 거라지의 팬이라면 반색할 소리들로 가득하다. 인기 있을 법한 건 다 긁어모은 듯한 비트와 사운드 이펙트에 단순명료하고 귀에 쏙 들어오는 훅을 장착했다. 다른 한편 이것이 지나친 클리셰 범벅이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When A Fire Start To Burn”나 “White Noise”등의 싱글들이 주는 짜릿함을 거부하긴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7/10
김영진: 딱히 기발하거나 거창한 요소 없이 귀를 잡아끄는 라운지 댄스 음반. 친숙한 소리들로 엮인 생기 있는 곡들이 개운하고 가뿐한 인상을 남긴다.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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