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제8극장, 안녕바다, 박재범, 그리고 Skylar Grey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제8극장 | 양화대교 | 파운데이션 레코드, 2013.07.10 최민우: ‘무대적’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데, 밴드 이름 때문은 아니다. 가사와 음악의 비중을 거의 동등하게 놓고 있다는 인상도 강하다. 아케이드 파이어 생각도 살짝 나는 “양화대교”나 “식물인간” 등은 밴드의 목표가 잘 실현된 싱글처럼 들린다. 반면 그 ‘무대적임’이 대중음악의 일반적인 감상 습관과 충돌하는 것도 사실일 텐데, 그 둘 사이의 간격은 보기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그 점을 앞으로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 것인가가 밴드의 과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6/10 최지선: 제8극장의 음악은 말하자면 극적(劇的)이다. 이는 이들만의 개성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계로 작동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2집 앨범은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노래극 같은 비중이 전보다 완화되었고 가사 역시 1집에 비해 압축적이 되었다. 스토리텔링의 영역은 환상계에서 현실계로 집중되었는데, 그럼에도 이를 희비극적으로 담는 방식은 여전하다. 이들의 노래는 크게 보면 “종현아”, “9번출구”, “다섯번째 알람 소리에” 같은 활달한 로큰롤과 “늦은 밤의 환상곡”, “언젠가 내가 늙어서” 같은 소박한 노래들로 나뉠 텐데, 전자는 여전히 비틀스로부터 연원한 예의 복고풍 사운드에 크게 빚지고 있다면, 후자는 때로 평범해지기도 한다.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이전 작보다 한결 정련된 인상이지만, 본연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음악과 극 사이에 적절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재확인시켜준다. 6/10 안녕바다 | 난그대와바다를가르네 | 플럭서스뮤직, 2013.07.03 최민우: 우울하고 달콤하고 내성적인 발라드 모음집. 몇몇 영미권 뮤지션의 이름이 살짝 스치지만 그게 중요한 문제 같지는 않다. 비슷한 정조가 내내 이어지는데도 전체적으로 산만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곡의 배치 문제일 수도, ‘솔로’와 ‘밴드’의 면모를 다 드러내려는 의도 때문일 수도 있겠다. 사람들에게 정확히 명중하는 곡이 한두 곡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5/10 한명륜: 2집 [Pink Revolution] 수록곡들인 “악마”, “모놀로그”, “바보버스” 등의 타격감을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하지만 이 팀 사운드의 정체성을 비트보다 공간감에 둔다면 그리 이질적인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하소연”, “결혼식” 등의 곡에서 주제가 되는 보컬 멜로디는 다소 단순하지만 많은 음을 쓰지 않고도 강세를 주는 건반의 개입과 맞물리면서 다채로운 색조를 만들어낸다. 7/10 최성욱: 90년대 브릿팝 밴드들의 슬로우 넘버를 연상시킨다. 사운드의 구성, 보컬의 분위기, 비애감 넘치는 노랫말까지, 그 시절 노래들의 일반적인 방법론을 따른다. 딱히 흠잡을 곳은 없다. 그러나 너무나 익숙한 형식이다. 노래의 비애감이 구구절절하게 느껴지지 않고 겉도는 이유다. 6/10 박재범 | I Like 2 Party | 싸이더스HQ, 2013.07.10 이다혜: 박재범의 오랜 친구이자 같은 AoM 크루 소속인 차차가 힘을 보탰다(앨범 커버에도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 분명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도 그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전무하다. 그저 친한 친구 둘이서, 별 고민 없이 그들이 클럽에서 주로 들을 법할 음악을 옮겨온 것 같아 지루할 뿐이다. 3/10 김영진: 경쾌한 일렉트로 힙합/클럽튠이 일관성 있게 앨범을 주도한다. 하지만 딱히 창의적이거나 빼어난 점은 보이지 않는다. 왱왱거리는 신스 라인은 얄팍하고, 보컬은 멜로디도 힘아리도 다소 달리는 인상이다. 유독 유치한 노랫말이 눈에 띄는데, 이걸 직설적이라 해야 할지 얕다고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4/10 Skylar Grey | Don’t Look Down | Interscope, 2013.07.08 한명륜: 분명히 듣기에는 편한 멜로디들이 이어져 있지만 청자를 잡는 힘은 부족하다. 싱글 커트된 “C’mon Let Me Ride (Feat. Eminem)”에는 퀸(Queen)의 “Bicycle Race”의 후렴부가 차용됐다. 한데 이게 맥락 없는 ‘떼창’과 만나며 원곡이 가진 상상력을 잃어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에미넴의 랩도 이 밋밋한 분위기를 살려내기엔 무리라는 인상. 5/10 최성욱: 종합선물세트다. 팝, 힙합, 일렉트로닉(심지어 몇몇 곡의 음색에서는 세련된 컨트리 팝이 떠오르기도 한다)까지 모든 장르가 담겨져 있다. 그러나 각각의 장르가 개별 포장되지 않고 뒤죽박죽 섞여버렸다. 좋은 부분만 모아서 짜깁기를 한다고 해서 좋은 음악이 나올 리 없다. 그녀의 잘못보다는 프로듀서의 잘못이 더 커 보인다. 5/10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