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인피니트, 로맨틱펀치, 와이낫, 그리고 Pet Shop Boys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인피니트 | Destiny | 울림엔터테인먼트, 2013.07.16
인피니트

최성욱: 기본기가 탄탄한 그룹이라 어느 옷을 입어도 어색함이 없다. 강렬한 인더스트리얼 비트가 깔리는 “Destiny”, 어반(Urban) 스타일의 댄스음악 “Inception”, 청량감 있는 보컬이 돋보이는 팝 넘버 “너에게 간다”, 그리고 신파 발라드 “엄마”까지 모든 곡이 일정 수준 이상을 이룬다. “Destiny”와 “Inception”의 인트로 부분이 인상적이나 이 부분은 작곡가의 역량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6/10
김영진: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균형이 잡혀 있다. 앞의 세 곡은 묵직하고 단단하며 슬쩍슬쩍 호기롭기도 한 댄스 넘버로, 그중 나른한 신스라인과 미끈한 조바꿈이 돋보이는 “Inception”은 유독 신선한 쾌감을 준다. 미니멀한 발라드 곡이자 마지막 트랙 “엄마”도 반듯하고 안정감이 있다. 앨범을 들으면서 적절함, 충실함, 때론 담대함 등의 수식어가 떠오르는데, 이를 완성도라는 말과 연결 지어도 무방할 듯싶다. 7/10

 

 

로맨틱펀치 | Glam Slam | 퀸엔터테인먼트, 2013.07.16
로맨틱펀치

한명륜: 이들은 <톱밴드2>, <밴드의 시대> 등 공중파 프로그램 및 여러 미디어를 거치며 얻어낸, 밴드 음악의 자기선언성과 한국 대중의 수용성 사이에서 나름의 접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록곡 “TGIF”는 다소 클린한 단선율 리프, 심플한 리듬, 그리고 그간 보여주었던 광기를 다소 고른 보컬 등이 유기적으로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록큰롤과 펑크를 기반으로 한 밴드에게까지 온순할 것을 요구하는 대중문화 소비 풍토가 반영된 것 같아 다소 뒷맛인 개운치만은 않지만, 이 앨범에 나타난 능력치를 보자면 그 또한 잘 극복해내리라는 기대를 품고자. 7/10
최지선: 로맨틱 펀치가 경쾌하고 낭만적인 팝 록을 들려주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인트로 격의 “Electric Coma”의 댄서블한 록, 타이틀곡 “글램 슬램”의 하드로킹한 접근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여겨진다. “TGIF”와 “Dream On”이 각각 위의 두 흐름을 이어간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향은 후반부로 갈수록 흐트러지면서 큰 인상을 남기기에는 다소 미진한 듯한 행보를 보인다. 발라드 “Little Lady”도 좀 평이하게 느껴진다. 5/10

 

 

와이낫 | High | 뮤직커뮤니티타타, 2013.07.08
와이낫

한명륜: 절묘한 리듬 테크닉과 과단성 있는 기타 플레이, 푸닥거리 같은 보컬을 결속시켜 ‘노래’라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작업에서 주목할 만한 해법을 제시해 온 밴드가 와이낫이다. 이번 앨범 역시 이어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침묵의 카르텔”에서는 황현우의 여유롭고도 묵직한 플레이가 90년대 중반 래리 멀렌 주니어(U2)를 떠올리게도 한다. 오케스트레이션 사운드의 음색이 다소 가벼운 것이 아쉽지만 취향차가 적용될 부분. 8/10
김영진: 짧게 끊어 당기는 기타 리프를 비롯해 밴드 특유의 기법들이 예상을 깨지 않고 흐른다. 깡충거리는 연주와 보컬은 ‘High’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좀 더 강렬하고 뚜렷해졌다. 다만 보코더까지 사용한 “Bye, Good Bye”는 그런 의도가 과잉을 낳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여전히 수록곡들의 멜로디는 다소 밋밋하다는 인상이다. 5/10

 

 

Pet Shop Boys | Electric | x2, 2013.07.15
petshopboys

최성욱: “Love Is a Bourgeois Construct”를 듣고는 반가움에 소리를 질렀다. 펫 샵 보이즈가 다시 돌아왔다. 슬픔과 즐거움이 뒤섞이고, 비관과 낙관을 오르내린다. 명과 암이 공존하는 사운드까지 그때 그대로다. 최근의 신스팝 경향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이 잘하는(던) 것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주춤했던 멜로디 감까지 되찾으며 회춘한 모양새다. 서쪽을 향해 걷자며 조롱 섞인 농담을 건네던 그 모습 그대로다. 8/10
최지선: 차분했던 11집 [Elysium]이 시큰둥했던 이들이라면, 그래서 펫 샵 보이즈의 근간이 플로어를 쿵쿵 울리는 비트에 있다고 믿는 이들이라면, 타이틀마저 시사적인 12집 [Electric]은 반가운 앨범일 것이다. 자신들의 레이블을 통해 발표된 작품이기 때문인지, 프로듀서 스튜어트 프라이스의 조력 때문인지, 대략 정적인 앨범 뒤에 동적인 앨범을 교대로 발표하는 이들 나름의 순환 법칙이 마련된 것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앨범에도 댄서블하지만 이지적이고, 명상적이다가도 멜랑콜리하며, 때로 숭엄한 목소리가 여전히 살아 있다. “Love Is a Bourgeois Construct”만 봐도 명확하다. 바로크 클래식 레퍼런스가 댄서블한 디스코 비트와 조우하고, 웅장한 서사에 멜로딕한 서정이 흥미로운 접점을 만들어낸다. 8/10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