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에프엑스, 시나위, 초콜릿 노트, 그리고 AlunaGeorge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에프엑스 | Pink Tape | SM엔터테인먼트, 2013.07.29 최민우: 일급 댄스 팝 음반. 늘 그렇듯 화려하고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고 날렵하다. 이런 종류의 음악에서 기대하고 느낄 법한 쾌락을 거의 모두 만족시킨다. 올해 이 정도의 ‘K-POP 레코드’가 나오기는 어렵지 않을까. 8/10 최지선: 복잡다단한 일렉트로닉 사운드, 소녀를 겨냥하는 재기발랄한 가사, 말하는 듯한 가창 등 ‘에프엑스 월드’는 여전하다. 지난 [Electric Shock]처럼 켄지와 히치하이커의 곡이 하나씩 배치되었고, 외국 작곡가의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점도 따로 지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디스코나 애시드 팝 같은 레트로 아이템을 이용한 “시그널”, 순간순간 고양되는 사운드와 가사가 잘 매치된 “Airplane”, 뮤지컬 같은 “Snapshot” 등을 통해 예의 아기자기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첫 곡 “첫 사랑니” 역시 조밀한 구성과 상큼한 감각을 탑재한 에프엑스 스타일을 고스란히 드러내지만, 이전 대표곡들에 비하면 좀 약한 감이 있다. 중반부 이후부터 밀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아쉽다. 어쿠스틱한 질감의 “Good Bye Summer”는 어정쩡해 보이고, 두왑/소울을 살짝 곁들인 “여우 같은 내 친구”의 가사는 그간의 튀는 감각에 비해 다소 전형적으로 들린다. 6/10 시나위 | Mirrorview | 에코브리드, 2013.07.31 최민우: 거의 여유를 두지 않은 채 강력하고 육중하게 몰아붙인다. 이런저런 효과와 시도를 가미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 시절의 진짜배기 헤비 메틀’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고갱이는 단단히 남아 있다. 평가 문제라기보다는 그것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감응하느냐가 더 큰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다만 음반에서 가장 귀에 들어오는 곡이 “크게 라디오를 켜고”의 재녹음 버전이라는 건 다소 아쉽다. 6/10 한명륜: 리프와 솔로 모든 면에서 신대철의 기타가 가진 역동성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앨범. 릭(licks: 습관적 프레이즈)의 남발이라는 지적도 종종 제기됐지만, 사실 신대철이라는 연주자의 매력이기도 하다. “I Never Bow Down”와 “크게 라디오를 켜고”에선 신대철의 장기인 미끈거리는 연음 플레이와 새로운 보컬 윤지현의 세기가 교차하며 흥미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다만 첫 곡 “Mirror Room”, “Keep Me Inside” 등의 ‘록킹’한 넘버에서 개별 리프에 담긴 리듬이나 멜로디상의 매력이 곡 전체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다소 지루한 감을 노출하는 건 아쉬움. 7/10 초콜릿 노트 | 솔직하게 | 미러볼뮤직, 2013.07.24 최성욱: 군더더기 없는 기타, 피아노음을 배경으로 기교 없는 담백한 여성 보컬(때론 남성 보컬)이 하모니를 이룬다. 보사노바, 재즈의 분위기가 풍기는 어쿠스틱 음악이다. 속삭이듯 귓가에 부드럽게 맴도는 음악이지만, 그 파장이 크지 않다. 밋밋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무엇’이 필요하다. 5/10 최지선: 편안하고 담백한 사운드, 따뜻한 가사를 가진 음악이다. 안정적인 운용도 일견 장점. 그렇지만 편안하고 안정된 순간의 기록만으로 큰 인상을 남기기는 어렵다. 4/10 김영진: 소극적인 편곡과 단선적인 선율이 앨범의 인상을 단조롭고 밋밋하게 만든다. 얼핏 유치하게 들리기도 하고, 뭔가 비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이는 ‘습작’ 혹은 ‘가이드 녹음반’과 같은 단어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형적이면서 정갈한 훅을 가진 수록곡들을 듣다 보면, 최근의 우리가 (복잡하거나 때론 ‘있어 보이는’) 스타일 또는 물성(物性)이라는 측면을 다소 과도하게 중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세련된 기술이나 치밀한 구성 같은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말초적이고도 청초한 맛이 있는 음악이다. “말이되지”와 “너 때문에”는 특히 그렇다. 6/10 AlunaGeorge | Body Music | Island, 2013.07.30 최성욱: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주 재료로 하여 R&B라는 그릇에 차려놓은 팝 레시피’라고 하면 적절한 비유일까. 장르의 문법에 충실하면서도 곳곳에 변화를 주면서 곡의 분위기를 이끄는 솜씨가 일품이다. 시종일관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보컬과 이음새 부분을 탄탄하게 채워주는 비트의 조합이 흥미롭다. 7/10 한명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음악의 경우, 신서사이저 비트는 보컬에게 새로운 미덕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즉 기계음에 잘 ‘묻으면서도’ 얼마나 사람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느냐 하는 것. 그렇다면 알루나조지는 이런 요구에 비교적 잘 부응하는 매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낮은 음역대의 목소리는 비트의 이펙팅과 공명을 이루며 다이나믹함을 더하는 반면, 높은 음역대에서 느껴지는 끈적함은 곡의 기계적인 이미지를 중화시킨다는 인상을 준다. 다만 그간 알루나조지가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에서 들려준 리듬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곡을 ‘이거다’ 하고 꼽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7/10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