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백자, 김사랑, 테이스티, 그리고 The Civil Wars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백자 | 서성이네 | 미러볼뮤직, 2013.08.06 최지선: 이전 작(가령 [담쟁이] EP)보다는 좀 더 멜로딕하거나 록적인 편곡들이 인상적이다. 이전보다 매끈하게 들리는 선율감과 시원한 절창의 첫 곡 “난 돌아갈거야”처럼. 이와 비슷한 포크록 계열(“낙타의 발”, “서성이네”)이 간간이 등장한다면, (전작들에서도 들려준 바 있는) 느린 블루지한 감각의 곡들(“멍든 하늘”, “저 바람 속으로”)이 또 다른 한 켠에 있다. 물론 그 외에는 어쿠스틱 기타 위주의 단출한 포크 곡들이 많지만 위의 곡들과 상호 조화를 이룬다. 그 진앙에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목소리가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7/10 한명륜: 목소리의 매력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어쿠스틱 기타 중심의 악기 셋의 범람은 이제 따로 언급하기도 뭐하지만, 그 안에서도 목소리의 음색 조절만으로 악기가 하나 더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곡 스타일도 다양한 편. “그리운 나무”에선 과거 일기예보 이전의 어쿠스틱 기타 중심 팝음악의 정취가 있다면, 타이틀곡인 “서성이네”는 비교적 도드라진 리듬감에 변화감 있는 멜로디로 좀 더 모던한 정서의 청자들에게 어필할 매력이 돋보인다. 이러한 다양성이 산만함으로 흐르지 않도록 잡아주는 것은 거듭 중심을 잘 잡는 보컬의 힘이 아닐까. 8/10 김사랑 | Human Complex Part.1 | 쇼파르뮤직, 2013.08.05 최성욱: 무겁게 흐르는 동시에 호소력 있는 멜로디를 만들어가는 기타 리프와 청량감 있게 흐르는 신시사이저의 조합이 좋다. 김사랑 특유의 맑게 포효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무엇보다도 조금씩 사운드를 중첩시켜가며 곡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내는 솜씨가 일품이다. 의미심장한 앨범 제목과는 달리 단순하고 식상한 노랫말이 앨범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7/10 최지선: 김사랑은 시간이 흐를수록(가령 3집 즈음부터), 데뷔 무렵 하나의 중심을 이루었던 강성(强聲)에서 벗어나려는 듯 보였는데, 그렇지만 그건 외려 힘을 너무 뺀 것 같았다. 그로부터 또 몇 년이 흐른 지금, 그는 (좀 늦기는 했지만) 몇몇 시류로부터 멀지 않은 지점을 터닝 포인트로 삼은 듯하다. 물론 첫 곡의 일렉트로니카는 느닷없기는 하다. 이후, 화려한 신시사이저와 격정에 찬 열창이 조우하는 풍성한 신스록과 조우하기도 하고, 콜드플레이를 떠올리게 하는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모던록으로 선회하기도 한다. 이전 작들에 포함되었던 이른바 록발라드 유형도 놓지 않고 있다. 음반의 색채가 하나일 필요는 없겠지만, 조금만 흐름을 가다듬었어도 좋겠다고 하면 사족일까. 7/10 테이스티 | Spectacular | 울림엔터테인먼트, 2013.08.08 이다혜: ‘울림엔터테인먼트’로서 발매하는 마지막 앨범이라는 점에서 다소 의미심장하다. 싱글 “너 나 알아”로 작년 8월에 데뷔한 테이스티는, 근래 보기 드문 남성 2인조 아이돌이라는 점(멤버 대룡, 소룡은 쌍둥이 형제다)과 신인치고 능수능란한 무대 위 모습을 보고 적잖이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쉽게도 1년 만에 내놓은 앨범은 실망스럽다. 타이틀 곡 “MAMAMA”는 둔탁하고 거친 비트와 반복되는 후렴구로 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 하지만, “너 나 알아”만 못 하다. 곡들은 단조로우며 멤버들의 기량도 요즘 아이돌의 평균 이하다. 4/10 최민우: 모난 데 없는 음악이지만 두드러지는 부분도 없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주의를 끄는 부분이 거의 없다. 못 만들었다는 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차라리 못 만들었다면 어땠을까’에 더 가깝다. 4/10 The Civil Wars | The Civil Wars | Sensibility, 2013.08.05 최성욱: 컨트리 기타 사운드를 바탕으로 하드록, 블루스록, 포크팝부터 에스닉 뮤직, 정적인 덥스텝 음악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을 모방한다. 미국의 전통적인 컨트리 포크 음악, 브리티시 포크, 제3세계 전통음악의 흥취가 모두 느껴진다. 다양한 악기가 곳곳에 사용되고, 남녀의 보컬이 번갈아 교차됨에도 번잡하게 흐르지 않는다. 더 시빌 워즈(The Civil Wars)의 사운드라고 할 만한 아우라가 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8/10 한명륜: 대히트를 기록한 전작 [Barton Hollow]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러나 밴드와 동명의 제목을 가진 새 앨범 수록곡 “The One That Got Away”라든가 “I Had Me A Girl”을 들으면, 전작의 수록곡 “Barton Hollow”나 “Dust to Dust”가 밝게 들릴 정도. 컨트리적 악기 구성이지만 거의 헤비메탈과도 같은 무거운 울림이 인상적이다. 새삼스럽지만 미국 컨트리의 자산이자 가능성인 다양하고도 두터운 저변을 맛볼 수 있는 앨범. 릭 루빈은 최근 들어 중저음이 강한 허스키의 여성 보컬을 음반에 얹는 데 있어 나름의 새로운 취향을 발견했다는 인상이 든다. 2012년 그가 프로듀싱한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의 [Born to Die]와 함께 들어보는 것도 감상의 새로운 방법으로 추천.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