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ie Tempah – Trampoline (feat. 2 Chainz) | Demonstration (2013)

 

연말 발매 예정인 타이니 템퍼(Tinie Tempah)의 두 번째 앨범 [Demonstration]을 위한 싱글이다. 그의 데뷔 앨범 [Disc-Overy](2010)는 비록 “베스트 셀러가 곧 베스트 워크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을지언정 ‘그라임의 EDM화’의 최전선에서 ‘베스트 셀러’로서의 맡은 바 소임은 충실히 다 했다. 훌륭한 첫 싱글 “Pass Out”을 앞세워 영국 내에서 압도적인 판매고를 올렸거니와, 아마 누구도 예상치 못했겠지만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싱글 “Written In The Stars”가 큰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물론 심심찮게 튀어나오는 “난 진짜x3 (very very very) 거친 삶을 살지”나 “사우스햄튼엔 가봤지만 스컨토프엔 못 가봤어” (둘 다 “Pass Out”에서)와 같은 뜬금포는 괜찮은 플로우와 좋은 비트에도 불구하고 [Disc-Overy]가 ‘베스트 워크’로 완성되지 못하게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백하자면 나는 [Disc-Overy]를 아주 즐겁게 들었는데, 이는 팔할이 이쉬(Ishi)와 라브린스(Labrinth)를 비롯한 프로듀서진 덕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Trampoline”을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것 역시 팔할은 디플로(Diplo) 덕분이겠다. 디플로는 묵직한 베이스 위에 트랩과 댄스홀의 요소를 섞어내 언제나처럼 훌륭한 클럽용 혹은 트워크(twerk)용 트랙을 제공하였고, “shake”와 “jump”를 연호하는 훅은 (분명 빅 션(Big Sean)의 “Dance (A$$)”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종의 명령으로서 플로어를 달구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다만 타이니의 랩은 여전히 특필할 만한 요소를 찾기 어렵다. 굳이 괜찮은 부분을 찾자면 “나는 하이-엔드지만 넌 그냥 하이스트리트 (말인즉슨 대략 종로5가?) 쯤”이라는 라인의 말장난 정도? 투 체인즈(2 Chainz)를 모셔온 것은 분명 미국에서 재미를 보려는 심산에서였겠지만 성공을 거둘 것처럼 보이지는 않고, 도리어 투 체인즈가 자신의 행보에 비추어볼 때 그닥 특출나지 않은 버스(verse)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로우와 라이밍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압도당하고 만다. 그러니 굳이 말하자면 이 파티의 주인공은 디플로이고, 주빈은 투 체인즈이며, 타이니 템퍼는 음, 글쎄, 장소나 제공해주는 집주인 정도랄까. 어쨌든 집주인은 돈을 벌게 마련이니 아무래도 좋은 노릇일지 모르겠다. | 임승균 obstackle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