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순 – 맴맴 | Soony 7 (2013)

 

과잉 해석의 위험을 무릅쓰자면, “맴맴”은 환청이고, 환영이다. 잡지 못하는 너를 붙잡기 위해서 허공에 뿌리는 헛손질이다. 나의 꿈과 실재가 뒤섞이며 너의 꿈과 실재가 뒤섞이고, 혼자 편안히 흥얼거리는 사랑의 찬가와 부재하는 사람의 언저리를 맴맴 돌 수밖에 없는 이별의 비가가 공존한다. ‘나나나 맴맴 나나나 맴맴’이라고밖에 읊조릴 수밖에 없는 멀미 나는 감정과 모순된 시점에 관한 노래다. ‘맴맴’은 매미들의 바쁜 합창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가 아니라, 제자리에 서서 맴맴 돌 수밖에 없는 상황을 상징하는 메타포다. “맴맴”은 자연에 빗대어 그리움을 표현한 치유의 노래가 아니라, 한없이 침잠하고 애도하는 상황을 그린 레퀴엠에 가깝다. 더없이 서글프고 우울한 노래이며, 서글프고 우울한 감정 이후 더없이 잠잠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노래이기도 하다.

노래의 팔 할은 이규호의 몫이다.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노랫말의 결을 만들어낸 것도, 그리고 노랫말에 겉돌지 않고 흡수되는 사운드를 직조한 것도 그의 공이다. 차분한 피아노음으로 시작하여 비정형적인 음향 효과를 더하고, 클라이맥스 부분에 자신의 목소리와 다른 멜로디를 중첩시키며 공감각을 살렸다. 텍스트의 결을 한층 더 깊게 만드는 요소이다. 차분하고 건조한 목소리로 노래를 끌고 가는 장필순의 음색도 여전하다. 최근 들은 노래 중 가장 섬세하고 중의적이고 우울하면서도 아름다운 노래다. 보고 싶던 너를 잡지 못하고 ‘결국’ 꿈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음악. | 최성욱 www.facebook.com/prefree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