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프롬, 휴키이쓰, 아이유, 그리고 Panic! At The Disco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프롬 | Arrival | 쇼머스트, 2013.10.08 최민우: 독특한 음색이 먼저 관심을 끈다. 케이티 턴스털 등의 선 굵은 목소리를 가진 뮤지션들도 떠오른다. 전반적인 스타일 또한 영미권 인디에 더 가깝게 들리며, 까끌까끌하게 조율된 ‘빈티지’한 사운드도 그런 인상에 일조한다. 거침없이 쭉쭉 달리는 “마음셔틀금지”나 은근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사랑 아니었나” 등은 듣기 즐겁다. 다만 다 듣고 나면 곡 자체의 매력보다는 사운드와 음색 등이 더 기억에 남는다. 다음 행보를 지켜보고 싶게 하는 음반이다. 6/10 한명륜: 7번 트랙 “Merry Go Round”에서 들리는, 약간 불안정한 듯하면서도 유연한 움직임이 돋보이는 중저음역대 표현이 다른 곡들에서도 좀 더 강조됐다면 어땠을까―아쉬움이라고 하기엔 조심스러우므로―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상당히 입체적으로 감지되는 사운드 소스들 간의 관계는 충분히 매력 포인트로 볼 만하다. 앨범은 광고음악과 CCM 작곡가로도 잘 알려진 앤디 로젤룬드(Andi Roselund)와 프롬 자신이 공동으로 프로듀싱한 결과물. 뛰어난 곡들이라고까진 할 수 없지만, 자기 음악이 가진 표현 형질을 다채로운 접근법으로 살려낸 묘가 돋보인다. 7/10 김영진: 살랑거리는 감성과 묵직한 감각이 균형을 이룬다. 보컬의 선율, 음색, 창법 등이 서로 이질감 없이 융합되어 흐른다. 청량한 멜로디뿐 아니라 힘 빼고 부르는 듯한, 보컬의 자연스러움을 도드라지게 연출하는 방식도 특색을 더한다. 앞서 발표했던 싱글들이 몇 가지 갈래로 진화된 버전으로 보이고, 그런 점에서 기대를 무난히 충족시킨다는 생각이다. 과욕 없이 자신의 표적을 응시하는 음반이자, 익숙함과 새로움을 고르게 담은 팝 넘버들로 채운 음반이라 할 만하다. 8/10 휴키이쓰 | Whale Song Omnibus | 루비레코드, 2013.10.08 최성욱: 희소성 있는 목소리다. 곡의 분위기에 맞춰 음색의 톤을 조절하는 노련함도 보인다. 그루브하거나 블루지한 곡들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앨범 전반적으로 연주와 보컬이 안정적이며, 장르에 대한 해석력도 좋다. 제임스 블런트(James Blunt), 존 메이어(John Mayer) 등의 동종업계 음악가들의 결과물과 너무 닮아 있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8/10 최지선: 목소리는 분명 매력적이다. 부드럽고 달콤하다. 그렇지만 목소리의 음색만이 모든 것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조금 단조로운 편. 기억할 만한 임팩트의 순간도 부족하다. 작곡과 편곡, 레코딩 등에서 모두 조금 더 입체적인 접근이 있었으면 좋았을 듯하다. 덧붙여 한국어 가사의 소수 곡들은 대부분의 영어 가사 곡과 다르게 느껴진다. 5/10 아이유 | Modern Times | 로엔엔터테인먼트, 2013.10.08 최지선: 김이나/이민수 콤비의 곡(“분홍신”)보다는 윤상이나 박주원의 곡, 특히 양희은(“한낮의 꿈”), 최백호(“아이야 나랑 걷자”)와 함께 부른 노래가 아이유의 지향을 극명히 드러낸다. 이는 성장하는 ‘뮤지션’과 ‘아티스트’를 지향하는 태도를 보여주지만, 지나치게 노회한 선택은 아니었는가 하는 반문도 든다. 딕시랜드나 빅밴드 재즈, 집시 스윙, 라틴풍 음악과 풍성한 관현악 편곡을 선택한 이유도, 자작곡을 수록하는 수순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샤이니의 종현이 작곡하고 피처링한 “우울시계”가 그나마 그녀에게 어울리게 들린다. 그런 점에선 싱어송라이터와 아이돌 사이의 줄타기가 이제는 묘미를 잃은 듯도 하다. 이전까지 타인의 피처링이 그녀를 확장시켰다면, 지금은 외려 아이유를 가두는 덫이 된다. 5/10 최민우: ‘성숙’에 대한 인정에 목마른 음반처럼 들린다. 일급 작곡가와 뮤지션을 초빙하는 건 전작들과 비슷하다. 재즈, 보사노바, 라틴 등의 연관 장르들을 고급스럽게 치장함으로써 일관성과 음악성을 잡으려 하는데, 프로덕션이 매끈하고 예쁘게 빠진 반면 전체적인 흐름은 좀 산만하다. “분홍신”은 매력 있는 곡이지만 4분 남짓한 팝송임을 감안할 때 재주넘기가 과한 감이 있고 양희은, 최백호 등과의 작업은 ‘어르신들에게도 이쁨받는 후배’라는 이미지가 강조되면서 애초에 음반이 약속한 ‘성숙’과 살짝 어긋난다. ‘성숙’이란 결국엔 ‘선배님’이나 ‘삼촌’보다는 ‘동료’와 함께하는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 “분홍신”을 제외한 다른 곡들의 여운이 그리 크지 않다. 6/10 Panic! At The Disco | Too Weired to live, Too Rare to Die! | Decaydance, 2013.10.08 한명륜: 80년대 뉴웨이브의 신서사이저 사운드는 향수나 추억의 소환 없이도 그 자체로 멋진 소스들이 많았다. 사실 디지털 환경에서 그 당시의 감각을 구현해내면서도, 지금의 시공간에 맞는 속성을 부여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은, 패닉 앳 더 디스코가 그간 거둔 성공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 게 무리는 아닐 터다. 다만 “Girls/Girls/Boys” 정도를 제외하고는 보컬의 멜로디가 음색의 매력을 다 받아내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든다. 물론 이는 일정 부분 취향 차이가 반영될 부분이기도 하다. 7/10 최성욱: 기존의 이모-팝-펑크 사운드보다는 1980년대 뉴웨이브 사운드에 가까워졌다. 밴드 사운드와 다양한 음향 효과가 동시에 쏟아져 나오나 중심을 잡아주는 구심점이 없어 어수선하다. 팝적인 감각도 많이 무뎌진 듯 보인다.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