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소히, 샤이니, 자우림, 그리고 Of Montreal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소히 | DayCare | 푸른곰팡이, 2013.10.15
소히

최성욱: 전반부 트랙들의 영향 때문인지 가벼운 재즈-팝 느낌이 강하게 풍긴다. 한결 더 여유로워지고, 편안해진 느낌이다. 이전의 톡톡 튀는 운율감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든 대신 시종일관 유려하고 부드럽게 흐른다. 7/10
최지선: 전보다 정갈하고 단정해졌으며 재즈적인 터치가 깔끔하게 갈무리되어 있다. 소히 본인이 원했던 방향일 수도 있고, 더 버드의 김정렬의 손길이 작동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거나 이같이 정갈한 매무새로 나타났다는 것은, 이전에는 존재하던 무언가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떡볶이 식사”나 “있는 그대로”처럼 이 앨범에서 발랄한 축에 속하는 노래는, 2집의 “그럼 그렇지” 같은 빈티지한 일렉트로닉 리듬과는 전혀 다르다. 누군가는 이를 발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이전의 색깔을 더 선호할 수도 있을 것이다. 6/10

 

 

샤이니 | The 5th Mini Album ‘Everybody’ | SM엔터테인먼트, 2013.10.14
샤이니

최지선: 샤이니가 향하는 지점은 당연하게도 SMP가 나아가고 있는 향배와 일치한다. 복잡다단하게 구현된 사운드, 해외 팝의 트렌드를 적절히 조율하여 마련된, 그렇지만 나름의 고유화된 감성 등. 대략 [Sherlock] 무렵에서 이 방향성이 확립되었다면, 그 이후는 이를 조금씩 변주하며 완성해가는 쪽에 속할 것이다. 이 음반 역시 최근의 행보를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강렬한 사운드로 방점을 찍었다. 타이틀곡 “Everybody”는 사이파이(sci-fi)적인 과장된 이미지와, 강렬하고 굵은 베이스 라인, 변조된 음색과 급변하는 박자, 강렬한 덥스텝 등을 혼합한 (‘콤플렉스트로’라 불리는) 사운드 등으로 결합된다. 최근 SM이 향하고 있는 뮤지컬적 기조도 느껴지는데, 대사 같은 보컬 배치, 극적 구성과 효과음이 삽입된 “1분만”, 대조적인 창법이 교차하는 “빗 속 뉴욕” 등도 비슷한 맥락에 있는 것 같다. 다른 한 축을 이루는 알앤비/슬로잼 같은 느린 트랙들, 가령 “상사병”이나 “닫아줘”의 배치는 좀 의례적이라는 인상. 무엇보다 파워풀한 싱글이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 몰라도 아쉬운 대목. 6/10
김영진: 샤이니는 점점 더 미지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듯 보인다. 물론 그 세계는 예상보다 크고 깊으며 온전히 그들만의 것일 테지만. [Everybody]가 이전 앨범들에 못 미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일례로 진보(Jinbo)가 만든 “닫아줘”는 이 보이그룹을 통해서 해볼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일 텐데, 진보만의 색깔을 좀 더 담았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의미 있는 한 걸음인 건 분명해 보인다. 강력한 훅 한 방, 귀를 잡아당기는 코러스 한 구절이 조금 아쉽긴 해도 그게 총체적인 결함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다만 가끔은 비정형적이거나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이 전해진다. 다음 전개는 어디로 어떻게 튀어야 할까 노심초사하는 것 같고, 예의 복잡스런 소스 활용은 종종 어지럽게도 느껴진다. 이 지점에서 샤이니, 나아가 SMP 자체가 가진 운동에너지 혹은 힘의 진화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것이 ‘감각적’이고도 ‘지속적’인 힘일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6/10

 

 

자우림 | Goodbye, grief. | 사운드홀릭, 2013.10.14
자우림

한명륜: 자우림의 앨범 중 이선규의 기타가 가장 아름답게 담긴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첫 트랙 “Anna”와 현악 파트의 멜로디를 때로는 리드하고 때로는 따라가는 솔로잉, 입자감 굵은 빈티지 앰프의 음색이 돋보이는 “I Feel Good”의 리프 등, 기타에 관심이 있는 리스너라면 매력적으로 느낄 만하다. 한 가지 의문이라면 타이틀곡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비롯해 여러 트랙에서 지분을 갖고 있는 스트링과 클래시컬한 터치의 피아노 사운드다. 이는 자우림이라는 밴드의 악기 구성을 봤을 때 외적인 부분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본인들이 언급한 바 ‘밴드 중심의 사운드’라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인지는 생각해볼 부분이다. 물론 이 요소들은 개별 곡의 주 악상과 유기적인 결합을 보이고 있기에 청취에 있어 이물감으로 다가올 확률은 낮으리라 보인다. 말하자면 결과가 좋다는 뜻. 7/10
김영진: 늘 해오던 것과 잘하던 것들이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다만 강점이 잘 보이는 곡과 약점이 두드러지는 곡이 비교적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과 여전히 밴드의 매력과 일관성을 종합적인 사운드가 아닌 김윤아의 보컬 언저리에서 뽑아내고 있다는 점은 ‘납득되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감상적인 보컬 라인이 곧고 굳게 떨어지는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든지 견고한 짜임새가 돋보이는 “이카루스” 같은 곡들로 앨범을 좀 더 탄탄하게 채웠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6/10

 

 

Of Montreal | Lousy With Sylvianbriar | Polyvinyl, 2013.10.11
Of Montreal

최성욱: 로-파이 인디팝의 매력을 잘 살린 앨범이다. 러프한 기타 사운드와 음색이 아기자기한 사운드, 복잡한 멜로디 라인과 잘 맞물려 있다. 일군의 인디팝 그룹과는 다르게 관습적인 구성을 취하지 않고 장르의 테두리 내에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진다. 8/10
한명륜: 로-파이(Lo-Fi) 쪽에 흥미가 없는 청자라도 거부감이 들지 않을 만큼 심플하고 듣기에 흥미로운 음반이다. 즉 사운드 요소들을 배치하는 데 있어서는 작곡 단계에서부터 많은 공이 들어갔다는 느낌을 준다는 의미. 기타와 베이스 사이에 익살스럽게 끼어들어 보컬과 짝을 맞추는 하몬드오르간의 음색은 1970년대 록밴드의 팝 넘버 같은 인상마저 갖고 있다. 리듬 면에서는 전작 [Daughter of Cloud]의 “Sails, Hermaphroditic” 같은 댄서블함과는 또 다른 종류, 즉 일견 컨트리적인 흥겨움이 담겼다. 물론 미국 인디팝 취향의 소지자들과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제목의 의미, 가사를 두고 취향은 갈릴 수 있겠다. 그러나 앨범의 완성도에 대한 이의로 연결될 소지는 아닐 듯하다.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