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로큰롤라디오, 루시드 폴, 어느새, 그리고 Dale Earnhardt Jr. Jr.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로큰롤라디오 | Shut up and dance | 힙스퀘어, 2013.10.21
로큰롤라디오

최지선: 올해 주목받은 신인 밴드답게 안정적이면서도 인상적인 순간들이 담겨 있다. 아기자기한 기타 연주는 감칠맛 나고, 중저음의 리드 보컬도 주효하다. 그간 여러 라이브 무대에서 선보여온 레퍼토리들도 나름의 손질을 거쳐 실려 있다. 다만 지나치게 원만해서 알싸한 맛이 덜한 곳도 있는 반면, 입체적이고도 에너제틱한 순간들이 제대로 포괄되지는 않은 듯. 그런 기대까지 하는 건 과욕일까. 7/10
한명륜: 기타의 질감이 매력적인 데뷔 음반이다. “낸들 어쩌겠어요”에서 들리는 오버드라이브의 솔직한 입자감이나, 날것의 냄새가 느껴지는 “One Week”의 크런치 톤이 과감하게 전면으로 달려 나온다. 다만 믹싱 과정에서 보컬과 기타가 리듬 파트와의 관계에서 다소 이물감을 갖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7/10

 

 

루시드 폴 | 꽃은 말이 없다 | 안테나뮤직, 2013.10.23
루시드 폴

최성욱: 기타 음은 정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섬세하게 변주되고 켜켜이 쌓인다. 기타의 다양하면서도 깊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귀가 즐겁다. 때론 곡의 분위기에 따라서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 베이스가 적절히 더해지는데, 그 쓰임도 적절하다. 악기 고유의 음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어(詩語) 같은 노랫말은 이전보다 더 단아해졌고, 단단해졌다. 흠이 있다면, 지나치게 단정하게만 흐르는 목의 소리를 꼽을 수 있겠으나, 그 흠이 도드라져 보이지는 않는다. 9/10
최지선: 세심하게 안배된 여러 종의 어쿠스틱 기타와 따뜻한 시선이 담긴, 때로는 불안한 현실을 담은 가사, 이를 노래하는 고즈넉한 목소리. 루시드 폴을 규정하는 모든 요소들이 다 있다. 그렇지만 그의 미덕이 모두 매혹적인 건 아니다. 6/10

 

 

어느새 | 이상한 말 하지 말아요 | 로드스토리, 2013.10.17
어느새

최성욱: 록을 근간으로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몇몇 곡에서는 1990년대 활동했던 아일랜드, 레드플러스 등의 밴드가 떠오르기도 한다. 얼개가 다소 헐겁고, 곡의 전개가 급작스러운 탓에 감정을 이입하기가 쉽지 않다. 5/10
최민우: 첫 곡 “이상한 말 하지 말아요”와 “도롱뇽”을 들으면 1990년대 스타일의 얼터너티브 록을 구사하는 밴드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다 듣고 난 다음에는 1990년대 스타일의 포크/록에 경도된 밴드라는 인상이 두드러진다. 그 이상을 넘어서는 뭔가가 있었다면 1990년대 이야기만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5/10

 

 

Dale Earnhardt Jr. Jr. | The Speed Of Things | Warner Bros., 2013.10.16
Dale Earnhardt Jr. Jr.

최민우: 음반에 대한 첫인상은 ‘애니멀 컬렉티브의 대중적인 버전’이었는데, 이는 비꼼도 비난도 폄하도 아니다. 디트로이트 출신의 이 두 남자는 브라이언 윌슨 풍의 ‘소리 장난’ 속에 댄서블한 비트와 매끄러운 멜로디를 적절히 배치할 줄 아는 것처럼 들린다. 영리하고 즐거운 음반. 7/10
한명륜: 에코적인 면모를 보이는 짧은 딜레이가 걸린 보컬, 마치 아날로그로 녹음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스 간의 불분명한 경계 등은 20세기 중후반의 감각을 지키려는 흔적이 보인다. “War Zone”의 중간에 등장하는 뉴웨이브적 신서사이저 감각이 그나마 최근에 가깝다는 느낌. 취향의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뚜렷하고 일관된 의도를 구현했다는 점은 매력이라 보인다.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