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강아솔, 이적, 유근호, 그리고 Little Mix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강아솔 | 정직한 마음 | 일렉트릭 뮤즈, 2013.11.14 한명륜: 과장되거나 인위적으로 직조되지 않은 시적 장면들이 돋보인다. 쉽게 각인되는 보컬 멜로디지만 피아노와 기타, 오보에, 스트링 등 다른 멜로디 파트와 맺는 다층적인 관계 속에서 독특함을 얻는 장면이 목격된다. 여백의 미세한 화이트 노이즈―특히, 피아노와 보컬만으로 이루어진 트랙 “나의 대답”―로 인한 아날로그적 따뜻함도 ‘정직함’이라는 테마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인상을 준다. 8/10 최민우: 정직한 마음보다는 ‘포근한 마음’이나 ‘지순한 마음’이 더 어울리는 음반이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따뜻하고 단단한 신뢰가 단정한 포크 송 속에서 청자와 공명한다. 그게 순진해 뵈지 않는 까닭은 음반의 노래들이 적당한 타협이나 얄팍한 위로처럼 들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강아솔의 설득력 있는 음색이 거기에 힘을 더한다. 다만 그와는 별개로 곡들이 전작에 비해 단조로운 면이 있고, 루시드 폴의 그림자도 여전히 길게 드리워져 있다. 나는 강아솔의 음악을 앞으로도 계속 듣고 싶다. 듣기 편하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이렇게 ‘마음 놓고’ 들을 수 있는 음악은 이 냉소의 시절에 드물고 귀하다. 하지만, 주제넘은 소리이긴 해도, 다음 음반에서는 강아솔이 좀 의뭉스럽게 구는 모습을 보고픈 마음도 없잖아 있다. 8/10 이적 | 고독의 의미 | 뮤직팜, 2013.11.15 최성욱: 상투적인 것과 이별을 취하는 제스처를 취하나, 결국 귓가에 맴도는 노래는 상투적인 구성을 보이는 노래다.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려고 했으나 제각기 겉도는 느낌이 강하고, 노랫말은 적의를 풍기기보다는 진부한 한탄에 그친다. 5/10 최지선: 이적은 5집에서 근작들보다는 다양한 질감의 사운드를 구현하려 했고, 피처링을 대동하는 등의 변화를 주려 했다지만, 사실 큰 맥락에는 변함이 없다. 그건 그의 장점과 단점을 각기 부각시키게 한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이 앨범은 한 남자의 지순한 사랑을 들려주는 곡들 위주로 포진된 전반부와, 다소 진지한 성찰의 면모를 담은 곡들이 주로 위치한 후반부로 나뉜다. 전자는 팔세토와 샤우팅이 오가는 목소리가 주도하고, 후자는 오래전부터 그가 해왔던, 예의 이야기하는 듯한 노래들을 중심으로 수록되어 있다. 물론 로킹하고 활기찬 트랙들을 간간이 넣는 것도 여전히 잊지 않았다. 특히,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나 마지막 곡 “고독의 의미” 같은 곡은 “다행이다” 이후 확고하게 자리 잡은, 낭만화된 이적식 발라드의 확대편들이다. 반면 후반부는 과거에도 종종 그랬던 것처럼 아쉬운 시도로 남아 있다. 6/10 유근호 | Walk Alone | 필로스플래닛, 2013.11.12 최성욱: 매혹적인 기타 리프와 간결하면서도 드라마틱한 멜로디 라인이 돋보인다. 포크록의 자장 아래 얼트 컨트리, 루츠 록 등의 분위기가 살며시 풍기는 점이 인상적이다. “Walk Alone”과 같이 간결하고 담백한 노래들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8/10 한명륜: 어쿠스틱 기타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스타일을 통일성 있는 맥락으로 엮어낸 앨범 전체의 완성도가 돋보인다. “Keep Kissing”, “스쿠터”에서는 컨트리 록의 정서를 솔직하고 장식적이지 않은 편인 자신의 목소리와 잘 매치시키고 있다. 한편 마지막 트랙인 “봄”에서는 90년대 초반 스타일의 마이너 멜로디를 나름의 감성으로 소화하고 있다. 영화 <원더풀 라디오>에 삽입됐던 “Black Star”와 같이 사이키델릭하면서 은근히 폭발력 있는 트랙이 한두 곡 자리 잡았더라도 크게 통일성을 해치진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아쉬움과는 별개의 문제. 8/10 Little Mix | Salute | Syco Music, 2013.11.12 최민우: 딱히 할 말이 없는 ‘표준적인’ 영미권 팝 음반. 청중 혹은 ‘손님’을 끌어오기 위해 팡팡 터지는 불꽃놀이 같은 사운드를 배경으로 솜씨 좋게 밀고 당기는 노래들이 흐르고, 대부분 잘 먹힌다. 그럼에도 K-POP의 화려하고 복잡한 소리에 익숙해진 청자라면 이런 음악이(또는 이런 음악조차도) 다소 직선적으로, 또는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6/10 최지선: 오디션 프로그램(The X Factor) 출신 걸 그룹의 두 번째 앨범. 이들의 음악이 염두에 둔 것은 1990년대 팝 음악이다. 이들의 한 축을 이루는 복고적인 사운드 프로덕션에서, 한 시절을 풍미했던 엔 싱크(‘N Sync) 같은 보이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같은 걸 그룹을 떠올리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환기하는 바가 얼마나 임팩트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게다가 군대 사이렌(“Salute”), 포레의 “파반느(Pavane)”(“Little Me”) 같은 인용도 그렇게 흥미롭지 않다. 이 역시 1990년대적인 사용인가. 어쨌든 물론 당대의 알앤비/힙합, 또는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이 소구되지만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무난하다.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