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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 앤 웨일(W&Whale) – Circussss (EP) – CJ 뮤직, 2011

방과 후의 음표

더블유 앤 웨일(W&Whale)은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 팀의 포맷을 조정했다. 첫 번째는 [weiv]에도 리뷰가 올라와 있는 웨어 더 스토리 엔즈(Where The Story Ends) 시절이다. 다음은 더블유(W)라는 간명한 이름으로 활동하던 시기다. 평은 좋았지만 ‘실적’은 좋지 않던 시절이기도 하다. 그 후 호란(혹은 김윤아)의 음색을 닮은 여성 보컬 웨일과 함께 더블유 앤 웨일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일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2008년에 발표한 [Hardboiled]에서 “R.P.G. Shine”이 이동통신사 광고 음악으로 쓰였고, 밴드는 그토록 바라던(필요로 하던) 상업적 성과를 손에 넣었다.

이 EP는 그 뒤에 발표한 3년 만의 결과물이다. 그동안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주제곡이나 [Random Task](2009) 등의 리믹스 작업이 있었지만, 정규 작업으로는 그렇다. 전체적인 인상은, 다소 말랑했던 인상의 전작 [Hardboiled]보다 오히려 이쪽이 더 ‘하드보일드’하다는 것이다. 트랜스나 애시드 하우스 등의 클럽 지향적 스타일(이를테면 인트로인 “Burlesque”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이 두드러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운드 자체가 잘 벼려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낮보다는 밤의 음악이다.

베이스 드럼의 스톰핑(stomping)과 록 기타가 휘몰아치는 “소녀 곡예사”나 후려치는 듯한 신스 리프로 뼈대를 세운 “Break It Down”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전자는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의 “2 Hearts”도 잠깐 연상된다). 밴드의 오랜 팬이라면 [안내섬광(眼內閃光)](2001)의 “Run Like Hell”이나 “Spider In The Brain” 등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겠다. 달콤한 발라드 “소년 곡예사” 역시 ‘그때 그 시절’ 생각이 좀 난다. 그러고 보니 음반의 절반 이상에서 옛 생각이 난다는 건 이 EP가 초기작의 흔적을 되짚고 있다는 뜻일까? 리더 배영준의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취향 역시 아니나 다를까 인용되어 있다(“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모리히 도미히코의 청춘소설 제목이다).

밴드의 말에 따르면 올 연말에 정규 음반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EP를 일종의 예고편으로 받아들여도 될 터이다. 본편이 기다려지는 예고편이다. 20110626|최민우daftsounds@gmail.com

덧. 리뷰의 제목은 야마다 에이미의 동명 소설에서 따 온 것이다.

7/10

수록곡
1. Burlesque
2. C’mon Yo!!!
3. 소녀 곡예사
4. 소년 마법사
5.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6. Break It Down

관련 글
웨어 더 스토리 엔즈(Where The Story Ends) [안내섬광(眼內閃光)] 리뷰 – vol.3/no.24 [20011216]

관련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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