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8070253-images디어 클라우드(Dear Cloud) – Bright Lights – Cloud Records, 2011

 

흐리고 차차 맑음

디어 클라우드는 2007년 데뷔앨범 [Dear Cloud]를 발표한 후, 5인조 멤버 그대로 꾸준히 인디와 오버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팬층을 확보해왔다. 밴드는 처연함으로 가득했던 초기의 성향을 습하고 구름 낀 기운의 2집 [Grey](2008)를 통해 조금씩 정화하는 듯하더니, 이윽고 자신들의 레이블 ‘Cloud Records’를 통해 세 번째 정규앨범 [Bright Lights](2011)를 발매했다. 이번 음반은 이전의 앨범들보다 좀 더 맑은 하늘에 다가선 느낌이다. 이러한 점은 밴드의 뮤직비디오나 자켓 이미지 등 비주얼적인 요소뿐 아니라 인터뷰에서의 ‘밝은 감성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는 발언을 통해서도 쉽게 드러난다.

앨범의 초반부에선 밝고 충만한 에너지를 전부 쏟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You’re Never Gonna Know”와 타이틀 곡 “널 위해서라고”로 감정의 극한을 달리며 시선을 끈다. 또한 국외적으론 콜드플레이, 국내로는 넬 등의 서늘한 정서를 강하게 풍기던 초기 작풍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며 보다 독립적인 방향성을 띠며 나아가고 있음을 새로운 시도들에서 느낄 수 있다. “행운을 빌어줘”와 “이미 오래전 이야기”, “작별” 등에서 클래식 현악기의 사용이 비중 있게 개입되어 기존 악기들과 더불어 웅장한 울림을 발산하는 부분, 그리고 잘게 쪼갠 비트와 다양한 음향 요소들의 다각적 활용은 이 음반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데 기여한다. 그중 압권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인데, 아름다운 선율이 나인의 중저음 보컬과 어우러져 풍부한 감정선을 펼쳐 보임으로써 듣는 동안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공간적 확장을 상상하게끔 한다.

물론 감정의 강약과 흐름을 잘 살린 “지금은 알지 못해도” 이후로 다소 무거운 곡들이 지속되며 초반부의 흥미를 집중력 있게 가져가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그리고 “스쳐간다”의 도입부처럼 여전히 넬과 같은 밴드의 잔상이 재차 뇌리를 스쳐간다는 점은, 아직도 이들의 행보가 오롯이 자기만의 것으로 정착되지는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스쳐간다”는 다른 수록곡들과의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다른 성격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더불어 이들이 들려주는 몽환적인 멜로디의 연속은, 전작들이 선보여 온 전형적 음색 혹은 전개방식과 별다른 차이를 두지 않고 있기에 금세 익숙함을 넘어 심심한 태도를 갖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디어 클라우드가 새롭게 표방한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음악’에 대한 추구는 앨범 전반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고, 그 점은 앞으로 이 밴드가 멜랑콜리한 감성뿐 아니라 좀 더 폭넓은 관점으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연출할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앨범 커버의 회색빛 공간 속 흐릿하지만 밝게 빛나는 빛의 조각들처럼, 디어 클라우드가 앞으로 그들만의 고집스런 우울함을 어떻게 더욱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살며시 갖게 만드는 음반이다. 20110627|정명희asiya7@naver.com

7/10

수록곡
1. You’re Never Gonna Know
2. 널 위해서라고
3. 지금은 알지 못해도
4. 기억에 흩어지다 (marcescent)
5. 아직도 그대가 익숙해
6. 행운을 빌어줘
7. 작별
8. 이미 오래전 이야기
9. 스쳐간다
10. 현실 5분 전

관련 영상

디어 클라우드 “널 위해서라고”

관련 사이트
디어클라우드 싸이월드 클럽
http://club.cyworld.com/dear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