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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에 – Kiss(EP) – 레코드 맛, 2011

달짝지근한 뒷맛

사회적 메시지를 주되게 전달하고자 했던 세 번째 앨범 [삐따기](1996)를 제외한다면, 데뷔앨범 […라구요](1992)부터 최근까지 강산에는 평범한 일상의 기록을 노랫말에 담아 걸쭉한 목소리로 진심을 전달해왔다. 조금씩의 변화는 있었으나, ‘로커’로서의 강산에가 가진 소박하고 자유로운 이미지와 성격은 그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는 데 분명한 자양분이 되었고, 순수한 진심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들렸다.

지난 4월 28일, 레이블 ‘레코드 맛’을 설립한 강산에는 자신의 첫 EP [Kiss](2011)를 발매했다. 이전의 그답게, 이번 앨범 역시 거창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감정이 담긴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작지 않은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 앨범들이 평범한 삶 속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면, 이 음반은 보다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이야기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것은 아마도 지난 [물수건](2008) 이후, 다양한 음악적 교류를 시도해온 강산에의 의지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특히 홍대 중심의 인디 뮤지션들과 교감하며 새로운 영감을 적잖이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대표적으로 골든팝스(Golden Pops)의 조호균이 [Kiss]를 프로듀싱했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강산에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듯, 이번 음반은 악기와 보컬 음색 간의 균형을 좀 더 맞추기 위해 목소리의 힘을 뺐으며, 각 곡마다 특징적이고 감각적인 사운드를 입히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각각의 곡들은 비교적 조화로운 밸런스와 완성미를 갖추고 있다. 총 다섯 곡이 수록되어 전체적인 호흡이 짧다는 점이 조금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곡 하나하나를 보면 흥미로운 요소들이 드러난다. 첫 트랙 “그날 아침”은 ‘그날 아침’이라는 말이 반복되다가(마치 데모 곡처럼), ‘그날 아침 당신 집 앞’이라는 마지막 한마디로 들뜬 분위기의 멜로디에 공간적 단서를 제공하며 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멤버 성기완의 자작 단편시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 이 노랫말은, 끝날 때까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솔직하고 군더더기 없는 가사에 뿅뿅거리는 미디음의 조화로 이루어진 “떡됐슴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떠올리게 하는 “Jab Jab”은 두 곡 모두 ‘즐겁게 내달리는’ 노래다. 한편 섬세한 어투로 키스의 순간을 묘사하는 타이틀곡 “Kiss”, 사랑하는 사람과 춤을 출 때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Time to Dance”는 강산에의 감성적이고 감미로운 이면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Kiss]는, 강산에가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사연들을 노래하는 ‘대중적 로커’라는 사실을 다시금 환기하는 음반으로 들린다. 앞으로도 자기만의 레이블을 통해, 친밀하면서도 색다른 음악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더불어 앨범의 재킷에서도 이전의 모습과 매우 다른 면모를 풍긴다. 강산에의 몽환적 표정을 잘 살린 커버와 깔끔한 내지 타이포 디자인은, 지난 앨범들에서 보여준 거칠고 복잡한 구성과는 달라진 음악적 변화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는 듯하다. 20110525 | 정명희 asiya7@naver.com

7/10

수록곡
1. 그날 아침
2. 떡 됐슴다
3. Jab Jab
4. Kiss
5. Time To 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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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에 [하루아침] 리뷰 – vol.1/no.1 [19990816]

관련 사이트
강산에 공식 사이트
www.kangsane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