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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IU) – Real (EP) – 로엔엔터테인먼트, 2010

 

 

경력 관리

개인적으로 아이유가 흥미로운 것은 그녀가 아이돌/걸그룹 시대 이후 시장에 등장할 수 있는 가능한 ‘대안적’ 모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김형석, 윤종신, 정재형 등의 ‘음악성 있는’ 뮤지션들이 적극적으로 기대감을 표하는(김형석은 의뢰도 받기 전에 곡을 줬고, 정재형은 “좋은 날”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있다) ‘차세대 디바’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아이돌의 매력 역시 포기하지 않는 모델 말이다. 또래에 비해 능숙한 노래솜씨와 열일곱이라는 나이는 그런 면에서 이상적인 조건이다.

따라서 타이틀로 내세운 “좋은 날”이 이 둘을 만족시키려 노력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전자를 위해서는 한창 흥하고 있는 ‘3단 콤보 고음’을, 후자를 위해서는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이라는 가사를 제시한다. ‘저러고도 성대가 무사할까’라는 걱정이 나오는 그 불안불안한 고음이 정말 훌륭한 솜씨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가창력’이라는 의제를 선점하면 그걸로 족한 것이고, 쏟아지는 패러디들을 볼 때 이는 성공한 것 같다. 그 부분을 제한다면 멜로디는 달달하고, 아바나 ELO를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세심한 편곡도 깔끔하다.

EP의 나머지 곡들은 인상적이지 않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부야 계열의 일렉트로닉 미디움’이라는 “이게 아닌데”는 곡에 대한 설명만큼이나 심심하게 들린다. ‘어쿠스틱 아이유’의 이미지를 위해 배치했을 “느리게 하는 일”이나 윤종신이 준 “첫 이별 그날 밤”도, 듣다 보면 언제까지 듣게 될지 얼추 감이 온다. 그래서 EP 자체는 안 좋은 의미의 ‘가요 음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슷한 포지션의 가수들, 예를 들어 윤하에 비해 아이유의 입지가 유리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세대 디바가 되기 위해서는 경력 관리가 더 필요해 보인다. 20101212 | 최민우 daftsounds@gmail.com

5/10

수록곡
1. 이게 아닌데
2. 느리게 하는 일
3. 좋은 날
4. 첫 이별 그날 밤
5. 혼자 있는 방
6.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feat. 천둥 of MBLAQ)
7. 좋은 날 (Inst.)

관련 사이트
아이유 미투데이
http://me2day.net/i_u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