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썬스트록, 윤하, 어반자카파, 그리고 Adhitia Sofyan(아디티아 소프얀)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썬스트록 | Sunstroke | 석기시대, 2013.11.29
썬스트록

최지선: 썬스트록의 음악에서 몇몇 밴드의 이름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이제는 이러한 전범들로부터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잘 찾아나가고 있는 듯하다. 전체적으로도 안정적으로 들린다. 다만, 치고 빠지는 조절이 더 잘 이루어졌다면 좋았을 듯하다. 7/10
한명륜: 미세한 변화지만 전작에 비해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사이키델릭한 느낌이 줄어들고 좀 더 직진성 있고 솔직한 질감이 전해진다. 그 가운데 기타 리프의 상상력은 더 은근하고도 정교해진 듯하다. 특히 “나랑 가요”, “시월의 봄” 등에서는 인트로 멜로디에서 번져 나온 기타 선율이 곡의 전체적인 리듬 워크를 관통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전혀 새로운 방식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손에 밴 듯한 연주의 묘가 돋보인다. 한 음의 새김마다 깊은 울림을 내는 드러밍, 전작보다 더 안정성을 보이는 미성의 보컬 등 곡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며 잘 짜여 있다. 8/10

 

 

윤하 | Subsonic | 위얼라이브, 2013.12.06
윤하

최민우: 부담스럽지 않은 볼륨과 중용을 유지하는 구성, 풍성한 소리 속에서 부드럽고 감성적인 노래가 흐른다. 듣기 좋고 즐기기 좋다. 다만 이것이 무슨 음반인가, 라고 묻는다면 ‘가요 음반’이라는 표현 외에 다른 대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관습적이고 진부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보다는 여전히 윤하가 윤하라는 뮤지션으로 다가오지 않고 그녀가 속해 있는 특정 스타일, 종종 ‘음악성’이란 말로 설명되는 스타일의 일부로서 생각된다는 뜻에 더 가깝다. 그건 그것대로 훌륭하고 좋다고 생각하지만, ‘평자’의 입장에서는 ‘윤하의 목소리’라 할 만한 뭔가를 더 듣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6/10
한명륜: 곡의 완성도 면에서 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슬로우 넘버 “괜찮다”는 낮은 음역대에서의 다소 불안한 음정이 아쉽다. 인스트루멘틀적 요소가 강한 “Subsonic”에서 기타의 반복 프레이즈와 보컬은 악상의 발전적 전개라기보다 산만함에 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역으로 윤하가 뮤지션으로 롱런하기 위한 구체적 과제가 노출됐다는 점에서는 다음을 기대해볼 만하다. 6/10

 

 

어반자카파 | [03] | 플럭서스뮤직, 2013.12.03
어반자카파

최성욱: 보컬 그룹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타이틀곡인 “다르다는 것”은 그동안 발표했던 R&B풍의 발라드 노래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데, 초반부의 흡입력 있는 음색과 구성을 살리지 못하고 전형적인 전개로 진행되는 것이 흠이다. 본인들의 욕심과는 달리, 단순하게 편성된 곡일수록 더 편안하고 호소력 있다. 7/10
최민우: 사람들이 어반자카파에게서 바라는 건 절묘하게 상호작용하는 보컬 플레이와 풍부한 감상을 담은 싱글들일 것이고, 공연장에서 “말해봐” 같은 곡이 들려주는 나긋한 그루브를 만끽하는 것일 테다. 그런 면에서라면 흠잡을 데 없이 잘 빠진 음반이지만, 전작의 팬들이라면 상대적으로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6/10

 

 

Adhitia Sofyan | How To Stop Time | Demajors, 2013.11.27
Adhitia Sofyan

최지선: 포근하고 잔잔하다. 어쿠스틱 기타 또는 피아노의 반주에 맞춰 흐르는 그의 낭만적인 목소리는 가장 큰 매력. 그의 음악을 커피 광고에서 들을 수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여러 번 들을수록 곱씹는 맛은 있으나, 좀 무난하게만 흘러가는 인상. 6/10
최성욱: 기본적으로 감미로운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더하자면 싱어송라이터답게 자신의 중저음 보컬을 잘 활용하여 곡을 만든다. 기타로 시작해서 다양한 음의 요소를 쌓아 사운드스케이프를 형성하는 구성의 노래들이 돋보이는데(1번, 2번, 4번, 9번 트랙), 다만 정점에서 터뜨리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느낌이다. 이 점이 내내 아쉽다.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