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소요-자가제작, 2010 이것은 좋은 음악 시와는 2007년에 4곡이 담긴 EP를 발표한 뒤 홍대 부근에서 공연해온 싱어송라이터다. 다른 음악가들에 비해 대중적으로 자주 노출된 건 아니지만 은근히 넓고 두터운 팬덤을 가졌다. 미리 말해두건데 그녀에 대한 키워드는 포크, 어쿠스틱, 홍대 앞, 여성 싱어송라이터 등이 적절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2년 전에 발표한 데뷔 EP [시와,]의 인상이 꽤 강렬했던 걸로 기억한다. 사운드나 이미지가 아니라 단촐한 코드와 타고난 목소리의 호소력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시와의 정규 앨범 [소요]는 그로부터 꼭 2년 만에 발매되었다. 이 앨범에는 보너스 트랙을 포함해 12곡이 실렸다.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가 주도하는 가운데 노영심 혹은 이자람과 닮은 듯한 목소리가 조심스럽고 상냥하게 노래를 쓸어 담는다. 자기고백적인, 사색적인, 자조적인 뭐 이런 키워드를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른바 전형적인 여성 포크 음악이다. 그런데 창작에 있어서 전형성은 일종의 설탕이다. 모자라도 문제지만 지나치면 더 문제다. 성공한 창작은 이 함정을 잘 피한 결과란 점에서 [소요]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 앨범은 오지은이 대표로 있는 사운드니에바에서 발매되었다. 프로듀싱도 오지은이 맡았는데 작년 봄에 [weiv]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시와에 대해 언급하며 ‘사람들은 왜 전형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를 나쁘게 보는가’라고 반문한 적이 있다. [소요]는 그 반문을 설득력있게 지탱한다. 낮게 흐르다가 후반부에서야 도약하는 멜로디가 인상적인 “작은 씨”부터 어딘지 익숙한 피아노 연주에 끼어든 첼로가 잔 파문을 일으키는 “아주 작게만 보이더라도”, 미디 사운드와 전기기타가 가세해 앨범에서 가장 버라이어티한 구성을 가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를 비롯해 피아노 연주로만 진행되는 “굿나잇”에 이르기까지 ‘여성 음악가의 사색적인 음악’에 우리가 관습적으로 기대하는 전형성이 안락하게 흐른다. 다만 그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 전형적인 코드들이 어쿠스틱 악기와 목소리의 본래 기능을 살리려고 복무한다는 사실이 [소요]를 인상적으로 만든다. 쓸쓸하면서도 향수어린 노래가 환기하는 정서가 일종의 위로나 휴식이란 점에서, 또한 별로 꾸미지 않은 멜로디의 직설적인 면이 솔직함과 따뜻함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이 앨범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좋은 앨범이다. 20100301 | 차우진 nar75@naver.com 8/10 수록곡 1. 작은 씨 2. dream 3. 랄랄라 4. 아주 작게만 보이더라도 5. 너의 귀에는 들리지 않아 6. 잘 가, 봄 7. 하늘공원 8.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때 9. 화양연화 10. american alley 11. 굿나잇 12. 아주 작게만 보이더라도 guitar ver. – Bonus Track 관련글 오지은 인터뷰 – vol.11/no.20 [20091030] 관련 사이트 시와 홈페이지 http://www.withsiwa.com 사운드니에바 홈페이지 http://www.soundniev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