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일-Soul Soul Soul-LOVE4SOUL, 2008 소울 음악의 오리지널리티 잘나가는 프로듀서이자 작곡가이며 싱어인 김신일이 공식적인 음악활동 10여년 만에 발표한 첫 솔로앨범 [Soul Soul Soul]. 정통 소울 사운드의 재현이라는 카피에 걸맞게 앨범 명에 ‘Soul’이 무려 3번이나 들어간다. 그리고 앨범에 담긴 탄탄한 연주와 노래는 그런 자신감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을 만큼의 음악을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헌데 그의 앨범이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어정쩡한 반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들에게 받은 어정쩡한 반응은 아직은 마니아의 음악일 수밖에 없는 소울 장르의 한계라고 해두자. 그럼 평단의 반응은? 국내 평단이 이런 흑인음악 류에 좋은 평가를 하지 않는 편견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사실 그건 외국도 마찬가지. 소울은 평론이 발견할 음악도 아닌 것이다. 그렇게 한국에서 소울은 변방의 음악이다. 별다른 생각 없이 들었을 때나, 리뷰를 쓰겠다는 생각을 하고 들었을 때 모두 가장 귀에 들어오는 곡은 첫 곡 “Sunshine”. 아니 미안하지만 “Sunshine” 하나다. 다른 곡들 모두 국내에선 찾기 드문 보컬과 연주 스킬을 드러내지만 아쉽게도 2%씩 부족한 느낌이다. 이건 자기 개성이 없다거나 소위 영혼이 없다는 류의 평가가 아니다. 앨범의 최종 방향이 문제. 호나우두의 드리블이 이동국의 슈팅을 만난 느낌이랄까. 사실 앨범 전체 중 “Sunshine”은 복고적 사운드를 강조한 가장 정통 흑인 음악에 가까운 곡. 그런데 그런 노래가 가장 대중적으로 다가온다는 건(실제 앨범 타이틀곡도 “Sunshine”이다) 그의 앨범에 대한 아쉬움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대중적인 고려 때문일까. 이 곡을 제외한 많은 노래들에서 ‘우리(나라) 정서에 잘 맞는 노래’라는 함정에 빠진다. 한때 수백 만 장을 팔아치웠던 김건모도, 여러모로 2008년 최고의 앨범으로 꼽히는 언니네이발관도 2만장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또 잘할 수 있는 “Sunshine”같은 필(feel)로, 그 수위로 앨범 전체를 밀어 붙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아마도 10여년 만에 내는 첫 앨범이라는 부담이 그런 선택을 하지 못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첫 앨범에 대한 반응 때문에 그의 다음 앨범에 대한 동기부여가 꺾이진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적 소울 음악에 대한 기대 혹은 한국 대중음악의 장르적 다양성을 한 폭 더 넓힐 수 있을 기대를 걸어도 좋을 실력이 그에겐 있다. 때론 그 실력이 ‘스킬’이라는 명분으로 폄훼되기도 하지만, 그건 컨셉트나 태도로는 극복되지 않을 경륜이자 내공. 소울 음악의 오리지널리티는 바로 거기에서 시작된다. 20090213 | 박정용 veloso@naver.com 6/10 수록곡 1. Sunshine 2. 여전히 넌… 3. To Be With You 4. Higher 5. 시월의 마지막 밤에 6. Beautiful 7. Let’s Go Crazy 8. 사랑 그 한마디가 9. Feel This Music 10. His Love Will Set You Free 11. To Be With You (Acoustic GTR Ver.) 12. Sunshine (Extended Ver.) 13. 여전히 넌… (Radio Edit Ver.) 14. Beautiful (Radio Edit Ver.) 15. His Love Will Set You Free (Boston B3 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