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ice – † – Vice, 2007 클럽 속 들끓는 스타디움 저스티스(Justice)는 프랑스 출신의 일렉트로닉 듀오다. ‘프랑스 출신 일렉트로닉 듀오’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 다프트 펑크(Daft Punk), 에어(Air), 그리고 지금은 혼자인 M83 등이다(그래서 언제부터인가 프랑스는 ‘일렉트로닉 듀오의 나라’가 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저스티스의 음악은 이 중에서 다프트 펑크의 스타일에 제일 가깝다… 가 아니라 다프트 펑크 스타일이다. 간결하지만 힘있고 신나게 돌진하는 복고풍 하우스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끝내기에는 약간 아쉽다. 이는 조금 뒤에 말하기로 하자. 퇴마사나 흡혈귀 관련 만화나 게임 같은 커버가 인상적인(게다가 이름도 ‘Justice’니) [†]는 이들의 정규 데뷔작이다. 수록곡 중 몇 곡(“Waters Of Nazareth”, “Phantom”, “D.A.N.C.E.”)은 이미 싱글로 공개된 바 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곡들을 군데군데 집어넣은(그 중 뼈대로 삼은 곡은 잭슨 5(Jackson 5) 시절에 부른 “ABC”다) “D.A.N.C.E.”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독특하게 결합한 비디오로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는데 국내 신용카드 광고에서 이 비디오의 스타일을 모방하기도 했다. 이런 종류의 음반은 이른바 ‘Shut Up And Dance’ 계열에 속하는 음반이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는 완벽에 가까운 일렉트로닉 댄스 음반이다. 하지만 이왕 쓰기 시작한 거 개인적인 의견 몇 가지 정도는 얘기해도 될 것이다. 우선 다프트 펑크와의 관계. 다프트 펑크와 저스티스의 관계는 DJ 섀도(DJ Shadow)와 RJD2의 관계와 비슷하다. 영향은 받았지만 아류는 아닌 관계, 그리고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관계 말이다. 다프트 펑크는 [Human After All]을 기점으로 클럽보다는 ‘아레나(arena) 지향적’인 성향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저스티스가 출발하고 있는 지점도 여기부터다. 특히 초반부의 두 곡(“Genesis”와 “Let There Be Light”)은 대형 콘서트장을 상상하며 만든 것 같은 사운드와 구성을 보여 준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생각을 확장해 보면 두 팀 모두 공히 ‘아레나 록 공연’을 댄스 클럽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순진하게 파워 코드 기타 소리를 곧이곧대로 삽입한 다프트 펑크와는 달리, 저스티스는 가청 주파수를 넘나드는 것 같은 노이즈와 예리하게 다듬은 다이나믹, 훵키한 베이스로 승부를 건다. 밀고 당기는 리듬 감각이 탁월한 “New Jack”, 유난히 멜로디가 돋보이는 “DVNO”, 싸이키델릭하게 몰아붙이는 “Stress” 등의 곡에서 이런 점이 잘 드러난다. 특히 “Stress”에서는 기타의 왜미 바(whammy bar) 효과처럼 노이즈를 사용하기도 한다. [†]는 2007년에 나온 일렉트로닉 댄스 음반 중 가장 신나는 음반일 것이다. ‘∼일 것이다’라고 쓰는 까닭은 2007년에 나온 모든 댄스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인데, 만약 다 들어봤다면 ‘∼일 것이다’ 대신 ‘이다’를 썼을 것이다. [†]는 쉽게 질리지 않는 음반이며, 에너지로 충만한 음반이다. 이 음반에 대한 유일한 불만은 아직까지 저렴한 가격의 라이선스 발매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는 것 뿐이다. 올해는 라이선스로 이 음반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080111 | 최민우 daftsounds@gmail.com 8/10 수록곡 1. Genesis 2. Let There Be Light 3. D.A.N.C.E. 4. Newjack 5. Phantom 6. Phantom Pt.II 7. Valentine 8. The Party 9. DVNO 10. Stress 11. Waters Of Nazareth 12. One Minute To Midnight 관련 영상 Justice “D.A.N.C.E.” 관련 사이트 MySpace에 있는 저스티스 페이지 http://www.myspace.com/etjusticepourto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