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is – Pink – Southern Lord, 2006 When They Come 무대에서 기괴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썬 제로(Sunn 0)와 함께 써던 로드(Southern Lord) 레이블의 간판 밴드인 보리스(Boris)는 일본 도쿄에서 1990년대 초반에 결성된 3인조 밴드이다. 결성 초기에는 현(現) 드럼 연주자인 아츠오(Atsuo)가 보컬을 맡았고 헤비 메틀과 그런지 등의 음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멜빈스(Melvins)의 곡 “Boris”에서 밴드 명을 따왔다고 한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보리스는 기타 노이즈를 이용하여 아방가르드한 성향도 보여주고 있다. 기타를 맡은 여성멤버 와타(Wata) 외에 보컬과 베이스를 맡은 다케시(Takeshi)가 기타와 베이스의 두 개의 넥이 달린 기타를 충분히 활용해 공연할 때에 사운드 연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앨범의 시작을 여는 “Farewell”은 모노(Mono)와 같은 스타일의 익스페리멘틀 록(experimental rock)을 즐겨듣는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할 곡이다. 차분하고 감성적인 도입부가 지나면 곧 (바도 폰드(Bardo Pond)를 뺨치는) 노이즈의 파도를 구성해낸다. 다음 곡으로 매우 저돌적으로 시작되는 “Pink”는 기타 사운드의 완급조절로 곡을 구성하며 노이즈의 음감보다는 리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앨범 내에서 가장 저돌적인 곡 중 하나인 “Nothing Special”과 “Pseudo-Bread”는 와타의 오밀조밀한 피드백 기타와 다케시가 만들어 내는 둠(doom)사운드의 조화로 청자의 입을 벌어지게 한다. 특히 보리스의 이번 앨범은 전작 [Akuma No Uta](2003)보다 훨씬 증폭된 사운드로 폭동 속에서 산탄을 갈겨대는 과격함을 가지면서 동시에 사운드가 과잉을 위한 과잉이 되지 않게 유지하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긴 노이즈의 홍수 속에서 차분히 리듬을 유도해내는 “Just Abandoned My-Self”가 그러한 성숙함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트랙이다. 이러한 트랙들 외에도 “Blackout”과 같은 트랙은 앨범의 중반부에 위치해 세기말적인 낭만을 자아내기도 한다. 전작 [Akuma No Uta](2003)가 90년대 초반의 얼터너티브 메틀(alternative metal)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보리스의 이번 앨범 [Pink]는 전작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되 기존의 기타 사운드보다 피드백과 병렬로 배치한 노이즈 사운드를 많이 활용하면서 앨범의 사운드를 전보다 영리하게 연출해낸다. 헤비 메틀에 근간한 둠 사운드와 1970년대 싸이키델릭, 헤비 거라지 록 등의 이전부터 보리스가 가지고 있었던 부분들을 명확하게 확장시켰다. 2000년대에 들어와 일본에서 발매되었던 보리스의 여러 앨범들은 서구에서 재발매 되었고 특히 지난 앨범[Akuma No Uta]는 서구의 청자들에게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03년에 자국 일본에서 발표된 후 2005년에 써던 로드를 통해 재발매 되었음) 이번 앨범 [Pink]는 전작이 받은 높은 평가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로 대답했다. 그들의 음악을 한층 영리한 연출로 다듬어 들려주고 있는 이번 앨범은 그들의 대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070201 | 프시초 enola0000@naver.com 8/10 *현재 보리스는 마사미 아키타(Masami Akita)나 켄지 하이노(Keiji Haino)같은 자국의 아방가르드 뮤지션들, 같은 써던 로드 레이블 소속의 뮤지션인 썬 제로(Sunn O)와의 교류를 통해 함께 앨범도 발표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수록곡 1. Farewell 2. Pink 3. Woman on the Screen 4. Nothing Special 5. Blackout 6. Electric 7. Pseudo-Bread 8. Afterburner 9. Six, Three Times 10. My Machine 11. Just Abandoned My-Self 관련 영상 “Blackout”/”Pink” (2005.6.5) 관련 사이트 보리스의 공식 사이트 “http://homepage1.nifty.com/boris/top.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