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서

2006 Best

1. TV on the Radio [Return To Cookie Mountain]
플레이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긴장을 멈출 수 없다. 폭력성과 서정성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가 음반을 듣는 내내 청자를 압도한다.

2. Yo La Tengo [I Am Not Afraid Of You And I Will Beat Your Ass]
올 한해 가장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음반. 요 라 텡고는 이미 ‘거장’의 반열을 넘어서 ‘전설’의 영역을 향해 순항 중이다.

3. Sonic Youth [Rather Ripped]
어느덧 이들도 ‘나이 들었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더 이상 신선하진 않지만(신선할 수 없겠지만) 이렇게 나이 들어가는 밴드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 다행이다.

4.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은 ‘한국적 전통’이 전통을 다룬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어떻게 ‘현대적’인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소박하면서도 즐거움 방법론을 제시한다.

5. Justine Timberlake [FutureSex/LoveSounds]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이 앨범을 통해 ‘아이돌’에서 벗어나 ‘아티스트’로 성장했다기보다는, 아이돌의 음악도 충분히 아트일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6. 피들밤비 [Bambi Rocks]
‘복고’라는 말은 지나치게 심각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무책임한 결과로 이어지기 쉽지만, 피들밤비는 이러한 문제점을 ‘신인다운’ 성실함과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멋지게 피해갔다.

7. The Rapture [Pieces Of The People We Love]
밴드의 예술적 야심과 대중적 성공에의 열망을 적절히 안배해낸 중용적 수작 앨범. 랩처는 ‘차세대 거물(next big thing)’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밴드이다.

8. 윤키 [I Worry, Too]
이미 국내 인디 신에서 ‘아마추어리즘’이 어떠한 메리트도 되지 않는다는 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윤키의 이 앨범은 아직도 ‘서툰 사운드’가 우리에게 어떤 감흥을 줄 수 있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9. 머스탱스(The Mustangs) [The Mustangs]
간만에 국내에서 제대로 ‘가오’ 잡는 밴드가 나타났다. 제발 그 가오가 단발로 끝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10. 줄리아 하트 [당신은 울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제는 지긋지긋하기도 할 법한 ‘사춘기 정서’를 이정도로 신실하고 매력적인 사운드에 담아낸 앨범은 국내외를 통틀어 참으로 간만이다.

장육

2006 Best & Worst

Best Albums

1. Yo La Tengo [I Am Not Afraid Of You And I Will Beat Your Ass]
: 거들먹거리지 않으며 거장 되기의 모범. 인디 록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된 그들의 감동적인 중간 마침표. 요 라 텡고가 있어 자살을 면한 젊은이들은 한 10만 명쯤 될 것이다.

2. Scott Walker [The Drift]
: 어둡고 음산한 음향실험의 역설적 아름다움. 주위에 권해서도 안 되지만 권하기엔 너무 아까운 당신들의 골방 야상곡.

3. TV On The Radio [Return To Cookie Mountain]
: 미학이 없던 뉴 록에 미학이 생기다. 도처에 빛나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놀라운 사운드 실험, 록 음악은 아직 들을만하다.

4. Tom Waits [Orphans: Brawlers, Bawlers & Bastards]
: ‘도대체 몇 번째 앨범인가’라는 질문에서, ‘도대체 이 노인네의 다작의 끝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으로, 그리고 마침내 탄복해버린 감동의 절창!

5. Camera Obscura [Let’s Get Out Of This Country]
: 이토록 사랑스러운 팝송이 얼마만인가. 카메라 옵스큐라는 현존하는 인디 팝 씬 최고의 멜로디 메이커들이다.

6. Espers [II]
: EP 앨범에서 이들의 재능과 감각을 확신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성기고 음산한 얼트 포크 미학의 정수.

7. 이지형 [Radio Dayz]
: 위퍼는 한국 인디 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구적 밴드이다. 그리고 이지형의 조용하지만 진중한 복귀, 그리고 음악적 완성도는 침체된 인디 씬 최고의 수확이다.

8. The Decemberists [The Crane Wife]
: 평범한 듯 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풍기는 마력 같은 앨범.

9. Ali Farka Toure [Savane]
: 다큐멘터리 [The Blues: Feel Like Going Home]에서의 정정한 모습이 눈에 선하건만… 천대 받던 제3세계 음악이 탄생시킨 위대한 장인이여 고이 잠들라!

10. Slayer [Christ Illusion]
: 형님들!

Worst Albums (무순)
Arctic Monkeys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 Am Not] Damien Rice [9] New York Dolls [One Day It Will Please Us To Remember Even This] Keane [Under The Iron Sea] The Strokes [First Impressions of Earth] Meat Loaf [Bat Out Of Hell III: The Monster Is Loose] The Killers [Sam’s Town] The Beatles [Love] Deftones [Saturday Night Wrist] 자우림 [Ashes To Ashes]

Singles Of 2006 (무순)
Slayer “Eyes Of The Insane”
James Figurine “55566688833”
Ricardo Villalobos “Sieso”
Gnals Barkley “Crazy”
Tom Waits “Lowdown”
The Flaming Lips “Yeah Yeah Yeah Song”
Sixtoo “Ativandalism”
Camera Obscura “Dory Previn”
Yo La Tengo “The Story of Yo La Tengo”
The Minus 5 “Twilight Distillery”
Audio Bullys “Shot You Down (Feat. Nancy Sinatra)”
TV On The Radio “Wolf Like Me”
Placebo “Drag”
Tortoise & Bonnie “Prince” Billy “Daniel (Elton John)”
Tool “Vicarious”

최민우

순위를 정하면서 순위를 정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지를 자문하기 시작한다면 그건 순위를 정하는 사람 때문일까 아니면 순위를 정해야 하는 음반 탓일까. 누군가 내게 2006년의 음악계를 요약하라면 ‘극단적 절충주의’라고 대답할 생각이다. 의아할 정도로 올해에는 ‘확 깨는’ 음반이 없었다. 심지어는 깨는 시늉을 하는 음반조차도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올해 나온 음악들에 만족한다. 훌륭한 국내 음반을 선정할 수 있게 된 것도 기쁘며 다시 한 번 [weiv]의 연말 결산에 참여하게 된 것도 기쁘다. 이 음반들에는 한 해의 내 기억들이 들어 있다. 그 기억을 여러분과 공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여러분의 기억을 일깨우거나 혹은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데 한몫 할 수는 있다. 그것이 아마도 음악으로 대화하는 방법일 것이다.

2006 BEST

1.TV On The Radio [Return To Cookie Mountain]
올해 이렇게 또렷한 개성과 강력한 긴장감을 품에 안은 채 육중하게 접근한 록 음반은 없었다. 듣는 내내 밴드와 결투를 벌이는 것 같은 음반.

2.Clipse [Hell Hath No Fury]
넵튠스의 재능은 소진되지 않는 것 같다. 이 뒤틀리고 어둡고 격렬한 비트를 끝까지 듣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클립스의 엠씨잉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면 이것이 베스트였을 것이다.

3.Boris [Pink]
선택은 두 가지다. 끝까지 듣고 맛이 가느냐 중간에서 꺼 버리느냐. 각오하고 뛰어든 자에게, 이 음반은 메틀-슈게이징-노이즈 록의 천국을 열어젖힌다.

4.The Decemberists [The Crane Wife]
대단한 멜로디, 대단한 가사, 대단한 음반.

5.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도전적인 과제를 부드럽게 수행했다. 지금 여기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음반.

6.Justin Timberlake [FutureSex/LoveSounds]
올해 가장 멀리까지 나간 팝 음반. 금속 뼈에 전선 근육으로 만든 클럽 인조인간.

7.My Chemical Romance [The Black Parade]
장사도 하고 칭찬도 받고 싶은 밴드라면 이 음반을 참고하면 어떨까. 반복하지만, ‘참고’다.

8.Tom Waits [Orphans: Brawlers, Bawlers & Bastards]
끝까지 못 들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듣다 보니 CD3이다. 무서운 늙은이.

9.The Knife [Silent Shout]
제목과 이렇게 잘 어울리는 음반도 별로 없다. 99% 카카오 초콜릿 같은 다크 하우스.

10.Yo La Tengo [I Am Not Afraid Of You And I Will Beat Your Ass]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기꺼이 걷어차이겠습니다. 음반만 계속 내 주세요.

11.Mylo [Destroy Rock & Roll]

12.피들밤비(Fiddle Bambi) [Bambi Rocks]

13.Belle & Sebastian [The Life Pursuit]

14.펑카프릭 부스터 [One]

15.Gnarls Barkely [St. Elsewhere]

16.불싸조 [너희가 재앙을 만날 때에 내가 웃을 것이며 너희에게 두려움이 임할 때에 내가 비웃으리라]

17.머스탱스(The Mustangs) [The Mustangs]

18.Camera Obscura [Let’s Get Out Of This Country]

19.Various [The World Is Gone]

20.Herbert [Scales]

21.The Roots [Game Theory]

김영진

2006 Best

1. J Dilla [Donuts], [The Shining]
‘제이 디의 마지막’보다 ‘힙합의 처음’으로 이해해야 할 두 앨범.

2. Destroyer [Destroyer’s Rubies]
한밤의 귀가길, 적색 가로등 아래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여전히 가끔 이 음반을 듣는다.

3. Tapes ‘n Tapes [The Loon]
예쁜 커버만큼이나 감각 있는 ‘기타’팝 트랙들로 가득.

4. Amp Fiddler [Afro Strut]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옹이라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존(John Legend) 들어가, 앰프 나와.

5. Sonic Youth [Rather Ripped]
그랬다. 이 스트로크, 이 피킹 소리, 한동안 잊고 있었더랬다.

6. Aceyalone & RJD2 [Magnificent City]
3년 전 [Love & Hate] 때부터 알아봤다. 둘의 궁합은 “Mooore”와 “Supahero”를 지나칠 즈음 이미 찰떡 수준으로 끈적인다.

7. Black Heart Procession [The Spell]
암흑 속에도 낙관은 꿈틀거리는 법. 이 다섯 번째 음반에서 그 꿈틀거림은 여느 때보다 크게 요동친다.

8. Bruce Springsteen [We Shall Overcome: The Seeger Sessions]
이 음반 속에 피트 시거(Pete Seeger)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허나 그래서 지루하지 않다.

9. Tom Waits [Orphans: Brawlers, Bawlers & Bastards]
상반기에는 스프링스틴, 하반기엔 웨이츠. 49년생 동갑내기 당신들 덕분인지 그래도 왠지 모르게 든든했던 한 해였수다.

10. Midlake [The Trials of Van Occupanther]
달콤한 것에 땡기는 건 어쩔 수 없다. 더구나 금방 질릴 지라도 먹어봐야 맛을 아는 법.

11. I’m From Barcelona [Let Me Introduce You to My Friends]
처음엔 29명의 떼창 치고 너무 단조롭지 않은가 했다. 근데 결국 그걸 노린 거였다. 밋밋한 팝송은 떼로 불러야 제 맛이더라.

12. The Tony Rich Project [Pictures]
네-요(Ne-Yo)같이 싸게 굴지 않고, 맥스웰(Maxwell)처럼 요염하지도 않다.

13. The Roots [Game Theory]
데프 잼(Def Jam)의 제이 지(Jay-Z) 사장, 루츠 덕분에 속으로 또 한 번 기분 째졌을 걸.

14. Kon and Amir [The Kings of Diggin’]
왜 이 두 친구를 ‘걸어 다니는 아카이브’, ‘브레이크 비트 백과사전’이라 부르는 지 알 것 같다. 초필살 디깅(digging)의 현재형.

15. The Quiett [Q Train]
단지 ‘한국 안에서’ 눈에 띄는 사운드를 뽑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래, 차라리 피트 록(Pete Rock)을 좋아하는 내 취향 때문이라고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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