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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miths – Hatful Of Hollow – Rough Trade, 1984

 

 

싱싱한 꽃과 함께

데뷔 앨범 [The Smiths](1984)가 나온 지 8달 후에 발매된 [Hatful Of Hollow](1984)는 라이브로 연주된 곡들과 싱글로만 발표된 곡들, 싱글 B-사이드들을 모은 편집반이다. 이 음반은 당시나 지금이나 스미쓰(The Smiths)의 편집반으로 가장 명망(?)있는 앨범인데,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4장의 정규음반을 가진 청자들이라면 [Louder Than Bombs](1987)에 마음이 더 끌릴지도 모른다. 싱글곡과 B-사이드가 무려 24곡이나 실린 편집반인 [Louder Than Bombs]와 정규앨범 4장만 가지고 있다면 몇 곡을 제외하곤 웬만한 스미스의 곡들은 전부 들을 수 있고, 21세기에 그들을 접한 팬들이라면 당연히 스튜디오에서 깔끔하게 녹음된 곡을 더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당시에 받은 평가와는 약간 다른 관점에서 장점들을 갖는다.

당시 스미쓰의 인기상승에 경도(?)된 러프 트레이드(Rough Trade)는 첫 앨범에 수록되지 않았고(즉, 같은 곡이라도 그것이 다른 버전이라면) 발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곡들이라면 모두 긁어넣어 이 앨범을 만들었다. 그런 이유로 지금에 와서는 이 앨범이 스미쓰의 가장 ‘날(raw)’했던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거의 발가벗긴 수준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얻고 있다.

첫 곡 “William, It Was Really Nothing”은 정규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곡 중에서 “Shakespeare’s Sister”와 함께 스미쓰다운 모습을 많이 간직한 곡이다. 이 곡의 가사에서 화자는 친구에게 자신의 삶을 한탄하다 갑자기 사랑고백을 하고, 다시 자신은 자신 이외에는 관심 없다고 얘기를 뒤엎어버린다. 그 변덕스런 화자의 감정만큼이나 시종일관 ‘쟁글’거리는 자니 마(Johnny Marr)의 기타사운드에 기반하고 있는 곡의 형태는 일반적인 곡의 그것에서 벗어나 있다. 싱글로만 발매되었던 “Heaven Knows I’m Miserable Now”도 실려 있는데 이 곡 때문에라도 당시의 스미쓰 팬들은 군침을 흘리며 이 음반을 구입했을 것이다(결국 음반은 앨범차트 7위에 오를 수 있었다).

라이브로 실린 곡 중에서 “This Charming Man”은 비극적인 감성을 불어넣은 모리씨(Morrissey)의 목소리를 미니멀한 사운드 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초기의 미니멀(minimal)한 라이브 사운드를 들려주는 “Still Ill”의 경우 후기의 라이브 앨범 [Rank](1988)에 실려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재미있는데, 그들이 초기에는 포스트펑크의 영향권에 어느 정도 들어가 있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당시 한 평론가는 “프로듀서 트로이 테잇(Troy Tate)의 초기 음원도 들어보고 싶어질 것이다”라고 평했다. 앨범에서 주의 깊이 들어야 할 곡 중 하나가 “Girl Afraid”로 이곡은 자니 마의 기타에 의해 곡이 주도되고 모리씨가 감성을 찔러 넣는 완벽한 스미쓰 식 쟁글 팝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앨범 내에서 빛이 나는 곡들은 스미쓰의 주옥같은 B-사이드 곡들인데 특히 “This Night Has Opened My Eyes”, “Back To The Old House”,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는 차분하면서도 회고적인 곡들로 ‘골방 사춘기 감성’의 진수를 들려준다.

[Hatful Of Hollow]는 첫 앨범 이전과 두 번째 정규 앨범이 발매되기 전의 간격을 전부 느끼게 해주는 앨범이다. 그 간격에는 데뷔 초의 생생하고 풋풋했던 스미쓰라는 밴드가 완성되어가는 모습이 들어있다. 물론 이 점 때문에 거의 필살의 상술로서 발매된 [Louder Than Bombs](이 음반은 초기 베스트반의 성격을 갖는 [The World Won’t Listen](1987)의 발매(차트 2위) 후 불과 한 달 만에 발매되었다)의 탄생이 갖는 비극성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20060615 | 프시초 enola0000@naver.com

9/10

수록곡
1. William, It Was Really Nothing
2. What Difference Does It Make? (Peel session 31/5/83)
3. These Things Take Time (Jensen session 4/7/83)
4. This Charming Man (Peel session 21/9/83)
5. How Soon Is Now?
6. Handsome Devil (Peel session 31/5/83)
7. Hand In Glove
8. Still Ill (Peel session 21/9/83)
9. Heaven Knows I’m Miserable Now
10. This Night Has Opened My Eyes (Peel session 21/9/83)
11. You’ve Got Everything Now (Jensen session 4/7/83)
12. Accept Yourself (Jensen session 5/9/83)
13. Girl Afraid
14. Back To The Old House (Peel session 21/9/83)
15. Reel Around The Fountain (Peel session 31/5/83)
16.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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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쓰와 모리씨의 포털사이트
http://www.shopliftersunion.com
모리씨의 팬 사이트
http://www.morrissey-solo.com
스미쓰와 모리씨의 팬 사이트(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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