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트 앤 멍키(Goat And Monkey) – Mommy I Concrete With My Dad – 타일뮤직, 2006 가혹하지 않게 IDM이라고 하든, ‘침실 테크노’라고 하든, 드럼 앤 베이스(drum n’ bass)라고 하든, 앰비언트(ambient)라고 하든, 이도 저도 다 곤란하면 그냥 ‘실험적 전자음악’이라고 하든, 이런 어휘들로 묘사할 수 있는 종류의 음악은 한국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만큼의 정중한 대접을 받지 못했고 지금도 그렇다. 앞으로는 어떨까? 다 잘 풀릴 거라고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는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이나 보즈 오브 캐나다(Boards Of Canada), 스퀘어푸셔(Squarepusher) 등의 이름이 유명하지 않다는 뜻도 아니고 모하비나 톡식바이어스플뤠르아이비(Toxicbiasfleurivy)와 같은 국내 뮤지션들의 작업이 후지다는 말도 아니다. 한국에서 이러한 종류의 전자 음악이 겪고 있는 처지란 것이, 해외에는 경쟁자가 너무 많(았)고 국내에는 보듬어 줄 씬 자체가 없는/을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평가’를 어렵게 만든다. 즉 시도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 있다, 는 식으로 좋게만 말할 수도 없고 외국에는 이런 애들이 널리고 널렸다, 는 식으로 냉정하게 자르기도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망설임이 길어지면 고트 앤 멍키(Goat And Monkey)의 데뷔 음반에 들어 있는 좋은 곡들이 묻혀 버릴 수도 있다. 이를테면 재빠르게 타닥거리는 비트가 ‘귀엽게’ 움직이는 “A.M.”이나 “Chilled”, 밀고 당기는 손맛이 산뜻한 “Qui”와 같은 곡들 말이다. 이 음반에는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곡들이 여럿 있다. ‘비트 지향적’ 성격을 보이는 “P Minus”나 ‘미니멀한 멜로디 지향적’ 성격을 보이는 “Cause”와 “Bee Soup”이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No Credit For Track”이나 “Dirty Beach”, “Asian Painter”에서 드러나듯 IDM의 상투 표현 요소들을 지나치게 안이한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 귀에 걸리긴 하지만 말이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이 음반은 말 그대로의 ‘괜찮은 데뷔작’이다. 즉 전체적으로는 잘 짜여져 있지만 그럼에도 어떤 부분들은 ‘신인다운 진부함’이 들리는 그런 음반인 것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이 음반의 ‘완성도’가 아니다. 문제는 이런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시도에 연속성이 부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간간이 등장하는 이러한 시도가 ‘언제나-처음부터-다시-시작’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누구의 탓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아니다. 나로서는 그저, 월드컵도 끝났으니, 이 음반이 ‘받아야 할 정도의 주목’만큼은 받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건 무척 가혹한 일이 될 것이다. 20060707 | 최민우 eidos4@freechal.com 7/10 P.S. 톡식바이어스플뤠르아이비와 마찬가지로, 고트 앤 멍키도 ‘시각 예술’을 전공한다. 뭔가 생각할 거리가 떠오를 것도 같은, 묘한 우연의 일치다. 수록곡 1. No Credit For Track 2. Dirty Beach 3. AM 4. Asian Painter 5. Titanic Fever 6. P Minus 7. Mommy I Concrete with My Dad 8. Cause 9. Qui 10. My Thumbs 11. Chilled 12. Bee Soup 13. 3 Min. 14. Naked Boy (Video) 15. Mommy I Concrete with My Dad (Video) 관련 글 톡식바이어스플뤠르아이비(Toxicbiasfleurivy) [Archetype Objet] 리뷰 – vol.7/no.10 [20050516] 모하비 [Machine Kid] 리뷰 – vol.5/no.15 [20030801] 관련 사이트 타일뮤직 공식 사이트 http://www.ty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