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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p Your Hands Say Yeah – Clap Your Hands Say Yeah – Clap Your Hands Say Yeah, 2005

 

 

신출내기 인디 록 밴드의 야심찬 출사표

최근의 인디 록에 대해 극심한 식상함을 느끼고 있는 필자는 록 음악 듣는 사람의 고질병 가운데 하나인 ‘구닥다리 음악 찾아 듣기 놀이’에 빠져 있었다. 이 게으른 향수병자로 하여금 다시 현재의 록 씬을 살펴보게 한 밴드가 나타났다. 뉴욕시 브룩클린(Brooklyn) 출신의 5인조 인디 록 밴드 클랩 유어 핸즈 세이 예(Clap Your Hands Say Yeah, 이하 CYHSY)가 그들이다. 먼저 이 무명 밴드의 데뷔작에 대한 해외 평단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지나치게 실험적이고 엄숙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진지하고 풋풋한 기타 록은 아직까지도 영미 평론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류이긴 하지만 이제 첫 앨범을 발표한 신출내기 록 밴드에 대한 찬사는 다소 의외이다. 사실 이들에 대한 첫인상은 진부하고 긴 밴드명 때문에 그리 좋지 못하지 싶다. 게다가 이 인상적이지 못한 밴드명은 음악을 듣기도 전에 ‘디스코 리듬과 펑크를 뒤섞어 시종일관 방방 뜨는 요즘 유행하는 록 음악’이겠거니 예단하게 한다.

일단 이들의 음악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일부에서 ‘뉴 록(new rock)’으로 부르는 일군의 복고풍 로큰롤과 코드를 같이 하고 있으며, 역시 이들 밴드들의 음악적 원류라 할 수 있는 선배 포스트 펑크 밴드들의 영향도 감지된다. 특히 밴드의 리더 알렉 오운스워드(Alec Ounsworth)의 비음 섞인 보컬 톤은 데이비드 번(David Byrne)을 닮아 있는 등 CYHSY의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토킹 헤즈(Talking Heads)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또 토킹 헤즈 리바이벌 밴드인가?’라고 단순하게 치부해버리기에는 곤란한 구석이 있다. 훵키한 리듬 라인에 실리는 쟁글거리는 기타 플레이는 스미쓰(The Smiths)를 떠돌리게 하며 멜로디컬한 베이스 라인이 강조된 점은 조이 디비전(Joy Division) 식이다. 뉴욕 출신의 동시대 밴드들과 비교하자면 인터폴처럼 어둡고 침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랩처(The Rapture)의 댄스 펑크(dance-punk)마냥 방방 뜨지도 않는다.

무슨 악극단 노래같은 독특한 인트로 “Clap Your Hands!”에 이어지는 “Let the Cool Goddess Rust Away”는 뮤트를 걸어 긁어대는 듯한 기타 음과 킥 드럼 비트, 탬버린 소리로 진행되다 점점 속도를 높이면서 거칠게 뭉개지는 기타 연주가 인상적이다. ‘동동’거리는 베이스 라인이 귀에 쏙 들어오는 “The Skin of My Yellow Country Teeth”는 흥겨운 업템포의 리듬 운용과 감각적인 멜로디가 부각되는 앨범의 압권이라 할 만하다. 그밖에 리버브가 강하게 걸린 부드러운 기타 연주와 팝적인 멜로디가 특징적인 “In This Home On Ice”, 어쿠스틱 기타의 빠른 업다운 스트로크와 역시 극단적인 리버브를 먹여 살랑거리는 듯한 일렉트릭 기타 음의 조화가 인상적인 마지막 곡 “Upon This Tidal Wave of Young Blood”도 감각적인 로큰롤 넘버이다(후자의 썰렁한 엔딩은 조금 아니지만). 다만 한가지 흠을 잡자면 수록곡들의 형식구성과 연주 스타일이 다소 반복적이어서 지루한 감이 있다. “Details of the War”의 인트로 곡 성격인 “Sunshine & Clouds (And Everything Proud)”의 퍼커션 활용과 어쿠스틱 기악곡 “Blue Turning Gray”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고는 있지만 지나치게 짧은 소품에 머물러 깊은 인상을 주지는 못한다. 또한 독특한 비음의 리드 보컬을 떠받치는 코러스가 역시 늘어지는 신음성으로 일관하여 통통 튀는 리듬과 깔끔한 기타 연주에 비해 보컬 파트가 느끼하고 산만하다는 점도 걸린다.

CYHSY의 사운드는 쾌활하고 감각적이지만 가사는 어둡고 냉소적이다. “친구에게서 들었지 / 혁명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 탄식 / 어린 죽음들 / 더이상 없는 아이들 / 작별 / … / 너는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같아 보이지만 / 나에게 보여줄 새로운 건 없지 / 또다른 불을 지펴봐 / 그리고 서서히 사그러드는 걸 지켜봐”(“Over and Over Again (Lost and Found)”). 이제 막 록 음악을 시작하는 뉴요커 청년들이지만 유행하는 음악도 뉴욕의 라이프스타일도 새롭지 않은 모양이다. 뭐, 말이야 못 하겠냐만은 이들의 이런 냉소와 일면 거창한 화법은 ‘뉴 록 트렌드’에 무임승차하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음악을 밀고가보겠다는 의지로 읽히기도 한다. 이들은 올해 뉴 록 씬의 슈퍼 루키들인 카이저 치프스(Kaiser Chiefs)나 블록 파티(Bloc Party)보다도 기억에 남을 만한 신선하고 농밀한 사운드를 지닌 밴드라 할 수 있지만 필자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이런 풋풋한 야심과 도발적인 태도이다. 20051125 | 장육 jyook@hitel.net

7/10

수록곡
1. Clap Your Hands!
2. Let the Cool Goddess Rust Away
3. Over and Over Again (Lost & Found)
4. Sunshine & Clouds (And Everything Proud)
5. Details of the War
6. The Skin of My Yellow Country Teeth
7. Is This Love?
8. Heavy Metal
9. Blue Turning Gray
10. In This Home On Ice
11. Gimme Some Salt
12. Upon This Tidal Wave of Young Blood

관련 사이트
Clap Your Hands Say Yeah 공식 사이트
http://clapyourhandssayyea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