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사람12사람, 라운드헤즈, 비틀쥬스, 그리고 Farewell Dear Ghost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사람12사람 | 빗물구름태풍태양 | 영기획, 2013.12.12 최성욱: 일그러진 일렉트로닉 사운드 그리고 청아함과 음울함을 오가는 여성 보컬의 조화가 이색적이다. 촘촘하면서도 거친 질감의 전자적인 소리와 그 흐름, 다양하게 변조되고 중첩되는 둔탁한 기계음의 배치에 많은 품을 들였음을 느낄 수 있다. 일관된 톤을 유지하며 특유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빛나는 순간이 드물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7/10 최민우: 강한 집중력이 인상적인 일렉트로 팝. 여기서 ‘집중력’은 뮤지션과 청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끈기와 긴장감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며 꿈틀거리는 두텁고 무거운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선명한 멜로디를 부르는 허스키한 여성 보컬이 착 감겨든다. 그런 면에서 “무덤”의 여운이 가장 오래 남는다. M83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더 많은 이야기”의 서정도 따로 언급할 만하다. 좋은 시작. 7/10 라운드헤즈 | Captain Hook Of 둥근머리행성 | 2013.12.03 최민우: ‘익숙하게 특이한 음악’이라고 표현하는 게 조심스럽지만, 적어도 이 EP는 그렇게 들린다. 네스티요나-물렁곈 등의 계보에 속할 개성적인 보컬과 독특한 진행, 날카로운 가사들을 담고 있는 음반이지만 이런 스타일의 음악에 익숙한 (소수의) 팬들에겐 익숙하게, 그 외의 사람들에겐 그저 ‘별난’ 음악으로 들릴 위험 또한 있어 보인다. “푸른눈의 다비드”처럼 찌를 듯 다가오는 트랙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 편곡 탓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한 번 듣고 지나치기는 어려운 매력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5/10 한명륜: 1집 멤버와는 기타리스트가 다른데(헬로루키 결선 당시에는 현 멤버), 그 영향이 확연히 드러난다. 좀 더 무거우면서도 거친 질감의 기타 톤은 보컬을 비롯한 밴드 사운드와 또 다른 방식의 만남을 이룬다. 전작이 좀 더 통통 튀는 듯한 아기자기한 그루브를 갖고 있었다면, 이번의 리듬워크는 다소 호방하고 선이 굵다. 길지 않은 활동기간 동안 비교해 듣는 재미를 주는 결과물을 복수로 생산해낸 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 7/10 비틀쥬스 | Human Bomb’s Generation | 뮤지코이, 2013.12.09 한명륜: 일견 개러지의 외양도 보이지만 어떤 규정도 개의치 않는 솔직함이 느껴진다. “Human Bomb’s Generation”에서 리듬과 기타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건조하게 달려가는 보컬의 흐름이라든가, 불길함마저 느껴지는 “포옹”의 긴 휴지는 미니멀리즘적인 영상설치 작업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세상모르고 밝기만 했다면 들으면서 미안해질 그런 분위기랄까. 작곡 스타일상 사운드 역시 조금은 들쭉날쭉해도 좋을 것 같은데 너무 매끈하게 다듬어진 느낌이 드는 게 아주 약간의 아쉬움. 7/10 최지선: 곡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을 향할 때 이를 차별화시키는 요소나 방점이 부재하다. 목소리 톤이나 가창 방식도 엇비슷하다. 무엇보다 진지하고 철학적인 가사는 사운드를 앞질러가고 만다. ‘포옹’ 같은 잔잔한 포크류의 노래는 어울리지만, 나머지 다른 경향의 노래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가령 잘 만들어졌더라면 “세이퍼드 6중주”나 “침묵”은 실험적인 드림팝이나 아트 포크가, 타이틀곡 “Human Bomb’s Generation”은 스트레이트한 노이즈록이 되진 않았을까. 5/10 Farewell Dear Ghost | We Colour The Night | Schonwetter Schallplatten, 2013.12.04 최지선: 적당한 수준의 서정과 낭만을 가진 앨범. 미성의 보컬도 이에 일조한다. 활기차고 경쾌한 “Fire”나 “Fade Out” 등이 주효하지만, 차분하고 서늘한 “City Nights” 같은 곡도 있다. 건반 또는 오르간 연주와 함께 경건한 낭창이 이어지는 첫 곡과 마지막 곡 “Demons” 연작은 이들의 교량 역할을 수행한다. 6/10 최성욱: 북유럽 인디록 사운드 특유의 비장감 넘치면서 멜랑꼴리한 사운드가 주조를 이룬다. 그러나 몇몇 곡은 속도감 있게 그리고 스트레이트하게 내지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형적인 구성에서 탈피한다. 곡의 분위기에 따라 목소리의 톤을 두텁게 또는 옅게 보정해가며 사운드의 질감과 조화를 이루는 점이 인상적이다.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