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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p Bizkit – The Unquestionable Truth/ Part 1 – Geffen, Universal, 2005

 

 

전환기를 보내는 밴드의 대응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이 심각하고 어둡고 진지하기도 했던 랩메탈을 신나는 파티난장판 음악으로 성격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한 밴드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들의 외양에 공격성을 띄고 난폭하게 밀어붙이는 면이 없지는 않았으나 성격은 확실히 달랐다. 현세적 쾌락을 지나치게 추구했던 밴드는 2000년을 전후해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그 시절은 길지 않았고, 어쨌든 모두 지난 일이 되어버렸다. 기성 랩메탈 밴드는 과거의 영광스런 상업적, 대중적 지지를 상실했고, 신진 후임 밴드들이 나오지 않는 현실도 이를 확인시켜준다. 어린 음악 팬들은 이런 음악에서 자신들의 낙을 찾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묘하게도 밴드의 전성기는 기타리스트 웨스 볼랜드(Wes Boland)의 탈퇴 시점과도 맞아 떨어졌다. 기타리스트의 탈퇴와 전성기 간의 관련성 유무를 떠나서 림프 비즈킷의 팬과 지금도 랩메탈 음악을 좋아하는 팬은 웨스 볼랜드의 밴드 복귀와 이번 앨범에 적잖이 기대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30 여분 동안 재생되는 7곡은 좋았던 그 시절의 감흥을 재현해내지 못한다. 메탈의 내지르는 맛은 싱겁고, 힙합 그루브를 느껴보기에는 유연함이 부족하여 경직되게 느껴진다. 잘 나갈 때의 멤버가 재결합하고, 그 때의 프로듀서가 돌아오고, 어느 앨범보다 대단하다고 내세우지만 그렇다고 앨범이 다르게 들리지는 않는다. \”The Truth\”를 비롯한 곡들은 지루함을 타파하기 위해 기타 톤을 바꾸거나 리프를 열심히 변화시키지만 밋밋하게 들리고, \”The Key\”는 앨범에서 가장 힙합에 가까운 곡인데 몸을 흔들어대기에는 좀 민망하다. 여담이지만 초심으로 돌아가기에 신경을 썼다는 밴드의 말에도 불구하고 어떤 곡은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erchine)의 [Evil Empire](1996)를 떠올리게 한다.

이 밴드의 결성이 이제 곧 10년째가 된다. 이들의 음악은 한 시절에 강렬하게 작열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그때의 팬들도 밴드만큼이나 나이를 먹었고, 그만큼이나 각자의 삶의 처지가 바뀌었을 것이다. 이 분야의 혁신작이 안 나오는 기간에 이런 음악에서 멀어져버린 부류도 있을 것이고, 이제는 이런 음악을 들으며 무작정 문제 회피와 도피로 점철된 인생살이를 계속할 수 있는 처지에 있지 못하게 된 부류도 많을 것이다. 또 새로운 세대는 이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지가 않다. 밴드 구성원 자신들도 나름대로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요컨대 밴드는 전환기의 시간 속에 있다. 여러 가능성을 앞두고 새로운 타개책을 내놓거나 아니면 소수의 문화로 남던가 등의 선택을 강요받는 와중에 밴드가 어떻게 할 지는 두고볼 일이다. 웨스 볼랜드의 복귀를 그 한가지 답안으로 내놓은 것 같으나 현답이라고 평가할 이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도 더 남은 결정은 밴드 스스로 할 일이다. 어떤 결정을 할지 알 수는 없으나 더 이상 텔레비전, 라디오에서의 성공은 관심없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에 관심이 있었다는 밴드의 말은 미래를 다소 짐작하게 한다. 20050516 | 송창훈 anarevol@nownuri.net

4/10

수록곡
1. The Propaganda
2. The Truth
3. The Priest
4. The Key
5. The Channel
6. The Story
7. The Surre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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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Limp Bizkit 공식 사이트
http://www.limpbizk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