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mon & Naomi – The Earth Is Blue – 20/20/20 | Pastel Music(라이선스), 2005 홀로서기와 스타일의 완성 1980년대 말 당시 미국의 컬리지 록 씬에서는 흔하지 않은 슈게이징/슬로코어 성향의 사운드로 컬트적 명성을 쌓은 갤럭시 500(Galaxie 500) 출신의 혼성 듀오 데이먼 앤 나오미(Damon & Naomi)는 갤럭시 500의 리더 딘 웨어햄(Dean Wareham)과는 차별화된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이기 시작한다. 이들의 음악적 열정과 실력이 제대로 발휘된 작품은 정규 3집인 [Playback Singers](1998)부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객원 연주자 없이 모든 연주를 데이먼과 나오미가 도맡아 그들의 음악적 역량이 순수하게 발휘된 점과 드립 팝적 실험에 매몰되기보다 선율감이 넘치는 편안한 어쿠스틱 사운드에 실험적 음향을 장식하는 절충적 방식을 선보인 점이 뛰어난 부분이다. 한편, [Damon & Naomi With Ghost](2000)는 일본의 싸이키델릭 록 밴드 고스트(Ghost)와 함께 작업한 역작인데, 데이먼과 나오미의 다소 스산한 보컬 하모니와 성긴 사운드에 고스트의 블루지하면서도 싸이키델릭한 일렉트릭 기타, 키보드, 플룻 연주가 더해지면서 사운드는 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워졌다. 국내에 라이선스 앨범으로 발매된 2005년 신보 [The Earth Is Blue]는 일단 파스텔 톤의 앨범 재킷부터가 편안하다. 음악적으로는 전체적으로 드림 팝의 방법론을 고수하면서 재즈와 라틴 음악을 부분적으로 접목시킨다. 첫 곡인 “Beautiful Close Double”은 공명감 넘치는 보컬 하모니, 영롱한 기타 아르페지오 연주와 함께 객원 연주자들인 그렉 켈리(Greg Kelley, trumpet)와 밥 레이니(Bhob Rainey, soprano sax)의 브라스 연주가 돋보이는 곡이다. 이어지는 “A Second Life”는 나오미의 청아한 보컬과 정처 없이 떠도는 스틸 기타 음, 그리고 고스트의 미치오 쿠리하라(Michio Kurihara)의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더해지며 절정으로 치닫는 아름다운 드림 팝 넘버이다. 이외에도 다소 거칠게 디스토션을 먹인 일렉트릭 기타와 해먼드 오르간 음이 길게 울려 퍼지면서 실험성이 부각되는 “House of Glass”, 다나 클리터(Dana Kletter) 피아노 연주가 삽입된 편안한 컨트리 넘버 “Sometimes”, 설명이 필요 없는 비틀즈의 명곡을 다운 템포의 재즈 풍으로 독특하게 재해석한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까에따노 벨로소(Caetano Veloso)의 원곡을 독특한 나른함으로 재해석한 “Araca Azul” 등 앨범의 수록곡들은 한 곡도 빼놓을 수 없는 저마다의 미감을 발하고 있다. 특히, 흐느끼는 듯한 슬라이드 기타와 아련한 기타 트레몰로 음을 배경으로 한 데이먼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극치의 멜랑꼴리를 발하는 “Ueno Station”는 라틴 음악적 무드까지 풍기는 앨범의 압권이라 할만하다. [The Earth Is Blue]는 이들이 세 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한 서브 팝이 아닌 그들의 자체 레이블 20/20/20을 통해 발매되었다. 또한, 이 앨범은 고스트와 함께 한 스페인 라이브 앨범인 [Song to the Siren: Live in San Sebastian]을 제외하면 5년만의 신작이자 2년 동안 녹음된 공들인 노작(勞作)으로서 일렉트릭 기타, 트럼펫, 소프라노 색소폰, 피아노 등을 객원 연주자들에게 맡겼지만 프로듀싱과 엔지니어링은 그들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결국 [The Earth is Blue]는 전작들의 성과를 이어받은 “데이먼 앤 나오미 사운드의 완성”이라고 평가할만하다. 또 레이블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들 스스로의 사운드를 조율해낸 그야말로 독자적인 앨범이다. 20050315 | 장육 jyook@hitel.net 7/10 * 본 리뷰는 라이선스 해설지를 일부 활용한 것입니다. 수록곡 1. Beautiful Close Double 2. A Second Life 3. Malibran 4. House of Glass 5. Sometimes 6.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7. Ueno Station 8. The Robot Speaks 9. Araca Azul (Blue Guava) 10. The Earth Is Blue 관련 글 Damon & Naomi [Damon & Naomi With Ghost] 리뷰 – vol.3/no.7 [20010401] 관련 사이트 Damon & Naomi 공식 사이트 http://www.damonandnaom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