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07120600-tokyo

도쿄지헨(東京事變) – 교육(敎育) – Toshiba/EMI, 2004

 

 

일본식 명란젓 스파게티

도쿄지헨(東京事變)이라는 요상한 이름을 가진 이 밴드는 보컬에 유명 여가수인 시이나 링고(椎名林檎), 드럼에 하타 토시키(Hata Toshiki), 재즈 록 밴드 페즈(Pe’z) 출신의 HZM이 키보드, 카메다 세이지(Kameda Seiji)가 베이스, 기타 히라마 미키오(Hirama Mikio)로 구성되어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도쿄지헨은 솔로가수였던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시이나 링고가 결성한 밴드로 1999년에 데뷔 앨범 [무자이 모라토리아무(無罪モラトリアム)]로 여성 싱어 송라이터로써 강력한 인상을 남긴 바 있는 일본의 유명 뮤지션이다.

홍일점 보컬을 내세운 밴드 중에 여성 보컬이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경우는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솔로 활동을 하던 여가수가 밴드를 결성하는 일은 그다지 흔하지 않다. 동경사변과 비슷한 경우로 음악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90년대 말 유행했던 편집 앨범에도 실린 “Where Have All The Cowboys Gone?”로 유명한 폴라 콜이 결성한 폴라콜밴드 정도가 솔로로 활동하다 밴드를 결성했을 뿐만 아니라 솔로 앨범을 2장 발표한 후 밴드를 결성했다는 점이 유사하다.

이번 앨범의 경우 여성 싱어송라이터로서 시이나 링고의 대중적 명성 때문인지 밴드의 데뷔앨범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시이나 링고 중심으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솔로 앨범에서와 달리 이번 앨범의 경우 다른 멤버들의 곡 참여가 두드러지기 때문에(달리 밴드이겠는가), 다른 멤버들의 비중과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앨범의 경우 특히 스트리트 재즈 그룹 페즈 출신의 키보디스트 HZM이 작곡도 다수 하고 있는 등 밴드의 방향을 좌우하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서비스(サ一ビス)”는 페즈의 색도 은연중에 묻어있어서 시이나 링고의 카리스마에 좌지우지 당할 수 있는 앨범의 분위기를 좀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일본에는 한자어 화풍(부드럽고 산뜻한 바람, 건들바람)이라는 말을 일본어로 “와후(和風)”라고 하는데 이외에도 또 다른 뜻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최근 유행하는 이른바 퓨전 문화와 유사한 의미로 서양, 한국 등 외국에서 들어온 음식을 일본사람의 입맛에 맞게 새롭게 개조한 스타일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명란젓 스파게티, 무순이나 나물 등에 간장을 혼합한 드레싱을 한 와후 샐러드 등이 있는데, 이것이 비단 음식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통한다. 시이나 링고의 음악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에는 혼노우(本能) 뮤직 비디오에서 기모노를 입고 나온다던가, 3집 [카루키 자멘 쿠리노하나(加爾基 精液 栗ノ花)]의 커버사진에서의 전통복장차림, 전통악기를 쓰는 등 은근히 왜색을 풍기는데 일본어로 대부분의 곡을 부르지만 영어로 부른 “現眞を嗤う”에서도 그런 느낌이 든다. 또한 록을 주종으로, “시끌벅적 축제(御祭騷ぎ)”에서는 테크노, “역전(驛前)”에서는 프렌치 팝 등 다른 다양한 장르의 요소들을 통해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도쿄지헨의 음악이 단지 변종으로만 그칠 것인지, 아니면 그 안에서 또 나름대로 발전을 거듭해서 나중에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스타일로 자리잡게 될 것인지는 현재의 상태에서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앞으로의 발전에 대한 한줄기의 가능성만은 비추었다고 할 수 있다.

변함 없는 시이나 링고의 독특한 목소리와 그전보다 악기소리의 비중이 높아진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원래 링고의 노래들이 충분히 로킹하였기 때문인지 내질러주는 무언가가 부족했기에 기대감을 충족해주지 못한 자그마한 아쉬움이 드는데 개인적으로 2집[쇼오소 스토립프(勝訴ストリップ)]의 “Identity”와 같은 방향의 음악을 들려주었으면 한다. 20050305 | 연소웅 godpyh@gample.net

6/10

수록곡
1 . 林檎の唄 (ringo no uta / 링고의 노래)
2 . 群靑日和 (gunjo biyori / 군청색 날씨)
3 . 入水願い (nyusui negai / 입수희망)
4 . 遭難 (sounan / 조난)
5 . クロ一ル (crawl / 크로울)
6 . 現眞に於て(genjitsu ni oite / 현실에 자리잡고)
7 . 現眞を嗤う(genjitsu wo warau / 현실을 비웃음)
8 . サ一ビス (service / 서비스)
9 . 驛前 (ekimae / 역전)
10 . 御祭騷ぎ(omatsuri sawagi / 시끌벅적 축제)
11 . 母國情緖 (bokoku jocho / 모국정서)
12 . 夢のあと(yume no ato / 꿈꾼 뒤)

관련 사이트
도쿄지헨(東京事變) 공식 사이트
http://www.toshiba-emi.co.jp/tokyojihen/
시이나 링고(椎名林檎) 공식 사이트
http://www.toshiba-emi.co.jp/ringo/
페즈(Pe’z) 공식 사이트
http://www.worldapart.co.jp/pe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