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및 장소: 2004년 9월 5일 홍대앞 공중캠프
질문: 차우진, 최민우
통역: 장예리(shoegazing@empal.com)
사진: 김경오
정리: 차우진, 최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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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이었지만, 필자 두 명 모두 사정이 있어 공연 시간에 맞춰 일찍 도착하지는 못했다. 미리 양해를 구했으나, 내심 미안하고 불안했다. 예의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공중캠프에 도착하자 플렉트럼(Plectrum)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전날에는 사운드홀릭에서 공연이 있었고, 오늘 공연의 컨셉트는 어쿠스틱 공연이었다.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없는 공중캠프라는 공간과 잘 어울리는 컨셉트였다. 사운드는 그리 크지 않았고, 무대에서는 세 명의 사내가 연주와 노래에 열중하고 있었다. 관객과 밴드 모두, 즐거워 보였다.

플렉트럼은 일본에서 활동 중인 인디 밴드다. 얼마 전 한국에서 정규 4집 앨범을 발표하기도 한 스윙잉 팝시클(Swinging Popsicle)에 비해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밴드이기도 하다. 스윙잉 팝시클은 리더인 시마다 오사무(기타)와 후지시마 미네코(보컬), 히라타 히로노부(베이스 *주: 한국 발매 음반 해설지에는 이름이 잘못 표기되었다고 했다)로, 플렉트럼은 다카다 다이스케(기타/보컬), 후지타 아키라(기타/보컬), 기시하라 나오키(베이스/보컬)로 구성된 밴드다. 공연장 한 편에서는 두 밴드가 직접 가지고 온 자신들의 EP와 정규음반을 판매하고 있었고, 관객들은 앉거나 선 채로, 몸을 흔들거나 함성을 지르며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 두 밴드의 한국 활동을 여러모로 지원하고 있기도 한 장예리씨의 통역으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플렉트럼(Plectrum) 인터뷰

[weiv]: 밴드는 언제 결성되었나?
플렉트럼: 1995년 오사카 대학 서클로서 결성되었고, 지금까지 멤버변동 없이 유지되어오고 있다.

[weiv]: 음반을 들어보니 1980년대 파워 팝 스타일이다.
플렉트럼: 프롬나이트(Prom Night *음반 제목)은 1980년대 미국 B급 호러영화의 제목이다. 고교생 댄스 파티를 다룬. 댄스 파티에서 연주하면 모두들 흥겹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담고 싶었다.

[weiv]: 어떤 부분에서는 헤비메틀의 영향도 보이는 것 같다. 밴드를 처음 시작할 때 하고 싶었던 음악은 어떤 것인가?
플렉트럼: 우리 이름은 틴에이지 팬클럽(Teenage Fanclub) ‘형님'(웃음)이 지어준 이름이다. 틴에이지 팬클럽의 스타일에 가까운 음악을 하고 싶었다. 또 기타를 치면 멋있지 않겠나, 는 생각도 했고.

[weiv]: 한국에 소개된 일본음악 중 이런 스타일의 음악은 많지 않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어떤가?
플렉트럼: 실제로 그리 많지 않다. 격렬한 음악이 유행이긴 하지만…

[weiv]: 격렬한 음악이라면?
플렉트럼: 멜로코어, 그러니까… 그린 데이(Greenday) 스타일의 음악들이 많다.

[weiv]: 스윙잉 팝시클과 친하다고 들었다. 그들과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가? 두 밴드의 스타일도 많이 다른 느낌인데.
플렉트럼: 같은 사무실(*주: 기획사)에 있던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다. 2000년도에 처음으로 함께 라이브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게 인연이 되었다. 요시모토 흥업(興業)이라고, 주로 코미디 배우를 뽑는 회사였는데, 그 회사에서 처음으로 뮤지션 선발 오디션을 했을 때 만나게 되었다. 음악 스타일은 다르지만 서로 존경할 수 있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 음반의 “Till I Die Again”은 팝시클의 I Just Wanna Kiss You”에 자극 받아 만든 곡이기도 하고.

[weiv]: 음반을 들어보니 복고적인 느낌이 강하다. 음반 제작 시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플렉트럼: 그냥 우리 밴드다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믹싱도 많이 하지 않았다. 이것저것 기계들을 많이 쓰면 물론 좋은 사운드가 나올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를테면, 사람이 직접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weiv]: 그러면 실제 녹음과정에서도 원 테이크로 끝난 경우가 많았나?
플렉트럼: 아니, 그런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다섯 번 이상 한 적은 없다. 하다 보니 원 테이크가 꼽히는 경우는 있었지만.

[weiv]: 어려운 질문이겠지만, 음반에서 제일 괜찮다고 생각하는 곡을 고르라면 무엇인가?
플렉트럼: (한참 생각하다가)”Till I Die Again”. 사실 현재 미는 곡이다. 이 곡은, 그러니까, 우리들은 메이저에 있었는데 이번에 인디로 다시 내려오게 되었다. 그러면서 만든 곡이다. ‘새로 태어나는’ 각오랄까.

[weiv]: 평소의 곡 작업 방식은 어떤가?
플렉트럼: 다들 각자 집에서 곡 작업을 한 뒤 모여서 의견교환을 하며 다듬는다. 데모 테잎도 만들지 않는다.

[weiv]: 그런 작업 방식의 이점이라면?
플렉트럼: 밴드 멤버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 같은 것이 잘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지고, 또한 같이 작업을 하지 않는데도 만나면 무언가, ‘매직’같은 것이 생겨난다고나 할까. 그건 놀라운 일이다.

스윙잉 팝시클(Swinging Popsicle) 인터뷰

[weiv]: [Transit] 음반이 팝시클의 네 번째 음반이고, 이 음반에서 최초로 셀프 프로듀싱을 했다고 하는데, 이전 작업과 어떤 점이 달랐나?
스윙잉 팝시클: 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 음반 해설지에 잘못 적혀 있었다, 장예리씨가 곁에서 한국 발매반에 오류가 많다고 알려주었다)

[weiv]: 아, 그렇다면 평소의 작업 방식은 어떤가?
스윙잉 팝시클: 각자가 집에서 혼자 작업하고 작곡한 곡을 가지고 오면, 다른 멤버들의 간섭 없이 바로 만든다. 결국 믹싱 때만 스튜디오에 모이는 셈이다.

[weiv]: 음반 작업시 특별히 어려웠던 곡이나 아니면 그 반대의 곡이 있다면 무엇인가?
스윙잉 팝시클: 시마다 오사무씨와 히라타 히로노부씨, 두 명이 곡 작업을 하는데 아예 반반씩 나눠서 작업을 한다. 서로 거의 ‘방치’하는 수준이고, 간섭을 하지 않는다.

[weiv]: 그러면 의견 차이 같은 게 있을 것 같다.
스윙잉 팝시클: 마음에 안 들어도 거의 상관하지 않을뿐더러, 사실 오래 같이 하다보니 그런 일은 거의 없다. 믹싱 때까지 셋이 모이는 일도 거의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했으니 곤란한 일도 없고. 다만, 곡 순서 정하는 게 제일 힘들다(웃음).

[weiv]: 플렉트럼과 비슷한 방식인데, 주위의 다른 밴드들도 마찬가지인가? 그런 방식의 작업을 하는 밴드들이 많은가?
스윙잉 팝시클: 그건 잘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그런 밴드들이 많을 것 같다. 컴퓨터가 발달하고 있으니 집에서 작업하는 뮤지션들이 많이 늘었을 것이다.

[weiv]: 이전 레이블은 소니(Sony)였고, 지금은 플레이버 오브 사운드(Flavour Of Sound)라는 레이블로 바뀌었다. 어떤 레이블인가?
스윙잉 팝시클: 일본 음악만 내는 것이 아니라 외국 음반도 배급하는 회사이다. 여기서 발매하는 음반들의 카탈로그를 보았는데, 센스가 좋고 괜찮은 음반들을 발매해서 여기서 하자, 라고 결정했다. 상업성보다는 훌륭한 음악을 내려고 하는 레이블이다.

[weiv]: 대형 음반사와 작업할 때와 다른 점이라면? 장점이라거나 단점이라거나
스윙잉 팝시클: 소니처럼 큰 곳에서 레코딩을 할 때는 프로듀서나 엔지니어와 같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너무 많이 개입된다. 하지만 지금 레이블에서는 작업할 때, 믹싱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우리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소니에서 작업할 때는 프로듀서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사운드를 냈는데, 지금은 정말 팝시클만의 소리를 낼 수 있다.

[weiv]: 그 ‘팝시클다운 음악’은 어떤 것인가?
스윙잉 팝시클: 우리들 스스로는 팝시클이 록에서도 팝을 할 수 있고, 팝에서도 록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밴드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팝과 록을 자유롭게 오가면 가사는 물론이고 좋은 멜로디도 더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게 팝시클다운 음악이다.

[weiv]: 그런 면에서 팝시클 음악의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스윙잉 팝시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미네코씨의 노래이다. 미네코씨의 노래를 통해 모든 게 결정된다. 그 노래가 불려지는 목소리를 통해 메시지가 전달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사나 멜로디는 미네코씨의 보컬에 맞추어 만들어진다.

[weiv]: 개인적으로 제일 귀에 들어오는 곡은 “スノㅡイズム(스노우이즘)”, “Q”와 같은 곡들이다. 멜로디도 좋았지만 가사 내용을 보면 여자아이의 사랑이야기 같은 것들인데, 이것은 팝시클의 다른 음악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의 음악을 누가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가?
스윙잉 팝시클: 초기에는 곡들의 멜로디가 예쁘니 어떤 세대에게도 ‘먹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지향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팝시클의 동년배, 그러니까 30대 초반 또래의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진다. 말하자면, 어른들을 위한 기타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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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v]: 자기 세대와 소통하면서 팬들과 함께 나이먹어가는 밴드가 되고 싶다는 뜻인가?
스윙잉 팝시클: 그런 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도 싶지만, 그게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weiv]: 이번에 플리퍼스 기타(Flipper’s Guitar)의 트리뷰트 음반에도 참여했는데, 그 동기와 소감은 어떤가?
스윙잉 팝시클: 그건 시마다씨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한 것이다. 그가 10년 전 무척 좋아하던 밴드라서 종종 커버도 하곤 했는데, 그들의 트리뷰트 음반에 ‘한번 참여해볼래요?’ 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시마다씨가 ‘저요! 저요!’하고 지원했다(웃음).

[weiv]: “Coffee Milk Crazy”라는 곡으로 참여했는데, 곡을 해석하는데 어떤 테도였는지 궁금하다.
스윙잉 팝시클: 플리퍼스 기타의 그 원곡은 생기발랄한 곡인데, 우리는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연주했다. 팝시클 나름대로 연구도 많이 했다. 악기 배치라든가 여러 면에서 팝시클다운 음악을 연주하고자 했다.

[weiv]: 시부야계 사운드에 대한 질문인데, 팝시클이나 프렉트럼이 그 씬과 연관된다고 생각하는가?
플렉트럼: 우리도 시부야계예요! (웃음)
스윙잉 팝시클: 우리가 처음 데뷔했을 때 우리를 시부야계 제 2세대라고 불렀다. 당시엔 그 영향을 받은 밴드들이 대거 데뷔하기도 했었고.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는 시부야계라는 말은 거의 사어(死語)나 다름없다. 지금은 사람들이 쓰지 않는다.

[weiv]: 사운드의 연관성이 특별히 없다는 뜻인가.
스윙잉 팝시클: 시부야계라는 단어 자체는, 일본에서도 상당히 파퓰러하고 많은 의미가 담긴 단어’였다’. 그 즈음에는 ‘뭔가 세련되고 멋을 부리는 듯한’ 밴드들이 많이 데뷔했었는데, 2세대인 팝시클 같은 밴드들이 그걸 보면서 ‘우리도 저런 음악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weiv]: 그렇다면 자신들이 속해 있는 특정한 씬 혹은 ‘무브먼트’가 현재 있다고 보는가.
스윙잉 팝시클: 특별히 ‘무브먼트’라는 것이 있을 만큼 큰 씬이 아니다. 작은 마을에서 하는 정도랄까.

[weiv]: 그럼 다른 곳에는, 시부야계와 같은 ‘무브먼트’ 혹은 씬이 형성되어 있는가?
스윙잉 팝시클: 음, 아마도 2년, 3년 전에 ‘청춘 펑크’라는 이름으로 그린 데이 스타일의 펑크 밴드들이 갑자기 유행한 적은 있지만, 그렇게 광범위한 움직임은 없다고 봐야한다. 말하자면, 우타다 히카루가 R&B로 나오니까 R&B 가수가 많이 나오는, 그런 식이다.

[weiv]: 일본에서 인디 밴드의 상황은 어떤가?
플랙트럼: 현재는 상당히 어렵다. 우리도 그것이 고민이다. 작은 씬이지만 그게 점점 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음악이 메인스트림에 올라가면 재미있을 것이다.

[weiv]: 한국에서도 인디 밴드들은 음악만으로 생활을 꾸릴 수 없어서 다른 직업을 갖는다.
스윙잉 팝시클: 일본 역시 그것은 마찬가지다.

[weiv]: 한국 밴드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스윙잉 팝시클: 러브홀릭을 들어봤다. 보컬 목소리도 예쁘고, 멜로디도 아기자기하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사운드다.
플렉트럼: 롤러코스터도 좋아한다. 한국 영화를 자주 보는데, [플란다스의 개]에 나온 여자 보컬도 좋았다(*주: 체리필터의 조유진이 만화영화 주제곡을 새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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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v]: 이틀동안 공연을 했는데, 어제와 오늘의 공연 분위기는 어떤가? 일본과는 또 다를 것 같다.
스윙잉 팝시클: 어제, 오늘 라이브에서 정말 즐거웠다. 애써서 즐거워할 필요도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감정이 올라갔다. 관객들이 즐길 자세가 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일본 관객들은 공연이 좋아도 속으로만 좋아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일본에서는 라이브를 ‘보러’ 가는데, 한국 관객들은 ‘참여’하러 오는 것 같다. 그래서 밴드도 즐겁고.
플렉트럼: 일본에서 플렉트럼이나 팝시클의 라이브를 보러 오는 관객은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즐긴다는 걸 쉽게 보여주지 못하고 박수만 친다. 그런데 한국 관객들은 공연 도중 밴드들에게 반응도 잘 하고, 그런 점이 너무 좋다. 그러다 보니 밴드도 감정이 올라가서 평소보다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 원래 이 친구도 얌전하게 베이스 치는데… 오늘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 (주: 실제로 공연 중 다이스케씨와 나오키씨는 거의 울었다.)

[weiv]: 이후 한국에서 활동할 계획을 갖고 있는가.
플렉트럼: 한국에서 음반을 내고 싶고, 투어의 일환으로 오고 싶다. 동경, 오사카, 하는 식으로 거기에 한국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weiv]: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고 좋은 활동을 기대한다.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플렉트럼: 감사합니다!! ‘우리는 한국이 좋습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했다)
스윙잉 팝시클: 다른 인터뷰와는 달리 음악을 주로 물어본 인터뷰라서 좋다.(웃음) 20040913 | 차우진 lazicat@empal.com

관련 글
Swinging Popsicle [Transit] 리뷰 – vol.6/no.11 [20040601]
Plectrum [Prom Night] 리뷰 – vol.6/no.18 [20040916]

관련 사이트
Swinging Popsicle 공식 사이트
http://www.swinging-popsicle.com
Pastel Music의 Swinging Popsicle 페이지
Plectrum 공식 사이트
http://plectrum.gingha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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