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작성: 똑지/차우진 인터뷰 진행/정리: 차우진 사진: 김효정 헤디마마라는 밴드를 처음 보았던 때는 2000년 즈음의 어느 겨울날이었다. ‘여성 록 공연’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음악동호회의 주최로 대학로 SH클럽에서 허클베리핀, 락스타와 함께 무대에 섰던 그들. 당시 멤버 전부가 여성이라는 밴드가 드문 까닭에, 더불어 음악 스타일이 몽환적인 노이즈 록이었기 때문에 이 4명의 여자들은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았다. 집에 돌아와 웹사이트를 찾아보니 부산에서 만들어진 밴드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그 즈음에 부산 ‘출신’으로 활동하던 앤(Ann), 레이니 선(Rainy Sun)등의 음악에 개인적으로 남다른 관심이 생기던 때이기도 했고, ‘갈매기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그들을 보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가 문화공간 반(反)에 들렀던 기억도 새삼스러웠기 때문에 은근히 헤디마마의 데뷔 음반을 기대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새 음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바쁜 일상에 쫓기다보니 홈페이지와도 소원해졌지만, 간간이 지역 클럽의 공연 리스트라든가, 부천영화제 관련 록 페스티벌(2000년과 2001년에 부천 씨네락콘서트에 참가했다)에서 이들의 소식을 간헐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03년 8월, 이들의 데뷔음반이 발매되었다는 소식을 듣다. 언뜻 보면 기괴하다싶은, 낯설고 도발적이고 혹은 공포스럽기도 한 이미지의 여성(여신?)이 그려진 음반의 제목은 [You Complete Me], 밴드의 이름도 헤디마마에서 헤디로 바뀌었다고 했다. 한국에서 여성들이 밴드를 구성해 활동하고 음반을 발표하는 것이 여전히 ‘드문’ 일인 이상, 이들과 얘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 급기야 10월의 어느 토요일 저녁 홍대 근처에서 약속을 잡고 그들을 만나다. * 원래 10월 18일 즈음에 [헤디]와 대면 인터뷰가 있었으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서면 인터뷰로 최종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weiv]: 밴드는 언제,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그리고 멤버들이 모두 여성인데, 처음부터 의도적인 것인지 궁금합니다. 좌부터 장영란(기타)/천명실(드럼)/조연희(보컬/기타) 헤디: 1996년도쯤 나랑 연희랑 맘이 맞아서 2년동안 밴드를 찾아다니다 만난친구들이 명실이와 영란이였고, 우연치않게 모두 여자더라구요. 사람들이 여자밴드를 만든이유를 궁금해하는데, 우리는 의도한바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만난것이 지금 `헤디마마’입니다. (영란) [weiv]: 멤버 모두들 처음부터 밴드를 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나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롤 모델로 삼았던 뮤지션, 그리고 평소에 즐겨 듣는 음악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명실: 음.. 첨엔 밴드할 생각은 없었어요(세션쪽이나.혼자북치고장구치고.뭐,등등..), 원래 펑키한 리듬을 좋아해서 직접 연주를 하면서 리듬을 느끼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죠. 근데 헤디마마를 만나면서 시각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계속 밴드를 할 생각이구요. 혜정: 첨 들었던 음악이 밴드들의 음악이였고 그래서 당연히 밴드를 동경하게 되었고, 그렇게 친구랑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되었고, 지금도 다양한 장르에 음악을 듣지만 밴드들의 음악에서 가장 큰 힘을 느낍니다. 그래서 록을 좋아하나봐요. 연희: Nirvana, 내겐 그게 시작이었죠. 영란: 목적은 없었고, 대학 음악서클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시작하게 되었죠. 폴 길버트 기타 플레이에 반해 그쪽 스탈에 연습도 많이 했구요. 음악은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듣는 편이에요. [weiv]: 밴드 결성 이후 어떤 경로로, 어디에서 공연을 주로 하셨나요? 가능하면 부산의 클럽문화와 함께 말씀해주시길. 헤디: 결성한 당시 부산에서는 ‘갈매기공화국’이란 밴드연합이 있었죠. 친분이 있었기에 자연스레 같이 공연하면서 헤디마마를 알려 나갔습니다. 그래도 그 당시 부산클럽들이 활성화되던 시기여서 여기저기 클럽들도 꽤 있었고, 저희는 주로 몽크에서 공연을 했었죠. (연희) [weiv]: 송홍섭씨와의 만남, 그리고 기획사와 계약하게 된 계기, 덤으로 밴드이름이 바뀐 이유는? ^^ 정혜정(보컬/베이스) 헤디: [1999인디파워]앨범에 참여하게되어 공연을 하러 서울에 올라갔을 때였어요. 그때 알게된 언니(예전 홍대앞 클럽 블루데빌을 했던)와 인연이 되어 저희 데모를 선배님께 우연히 들려주게 되었고 그게 바로 기획사와 연결되었죠. 그리고 앨범을 제작하면서 회사쪽에서 밴드명에 대한 얘기가 몇번 있었는데 가장 큰 것은 앨범이 나올 시점에 빅마마가 등장하게 되었고(웃음), 헤디라는 의미가 저희들도 더 좋은것 같아 헤디라는 이름으로 1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회사와 헤어지면서 저희가 원래 가졌던 생각을 다시 찾게 되어 이제, 2집은 헤디가 아닌 ‘헤디마마’ 로 나오게 될것입니다. (혜정) [weiv]: 첫 음반에서 의도적으로 말하고자 한 게 있다면? 헤디: U complete me!(명실) [weiv]: 음반 커버 그림이나 노래 가사 등에서 여성주의적 감수성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헤디와 페미니즘과의 연관성이 있다면? 그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헤디: 저희는 음악도 생각도 모든것들이 자연스레 나와요. 그리고 그런것을 존중해요. 의도한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리고 당연히 페미니즘과는 더더욱 연관성이 없어요.(명실) [weiv]: 밴드 결성부터 계약, 음반이 나오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렸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헤디: 부딪힘이죠.. (연희) [weiv]: 녹음과 프로듀싱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나요? 음반에서는 라이브의 그 독특한 분위기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도 있는 듯. 주로 사운드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본인들의 입장에서 음반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헤디: 여기에선 옛날방식이라 하더군요. 첨엔 커다란 부스안에서 합주를 하며 녹음을 해서 트랙을 만들고 거기에 더빙을 하는 방식으로 했고 또 다르게 각자 따로 부스안에 들어가서 헤드폰으로 서로에 소리를 들으며 녹음을 했어요. 이렇게 저렇게 녹음을 해보며 많은걸 알게되었구, 선배님의 도움아래 많은것을 느끼게 해준 앨범입니다.(연희) 일단 앨범을 내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지치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 짜여진 틀속에서 녹음을 진행하다보니 우리의 느낌을 제대로 못찾은건 사실이죠. 그래서 앨범을 듣는 이들에게도 그런 느낌이 전달 되었나봐요. 씁쓸하네요. (혜정) [weiv]: 곡 작업은 주로 어떻게 하세요? 분담하는지, 아니면 공동작업인지? 헤디: 누군가가 곡을 만들어 오면 다같이 편곡하고, 서로 연주하다가도 만들어지고 정해진건 없어요. (영란) [weiv]: 클럽 공연에 대한 단상 부탁. 그리고 홍대앞클럽씬(클럽 공연을 포함해 다른 밴드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혹은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천명실(드럼) 헤디: 지금까지 우리는 클럽에 소속되거나 인연이 닿아서 지속적으로 공연한 곳도 없었고 홍대앞 클럽씬에 대해서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적도 없구요. 그저 공연하는게 좋았고,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 달라질것 같아요. 아무래도 침체되어있는 홍대앞 클럽씬에 새롭고 신선한 바람이 일것 같은 예감도 들구요. 물론 우리로 인해 그렇게 된다면 더 좋구요.(웃음) (영란) [weiv]: 서울에서 활동하는 부산출신 밴드로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헤디: 별 생각 없어요. 다 똑같애. [weiv]: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헤비한 사운드를 내는 밴드, 라는 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헤디: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사운드를 내는것입니다. 그게 모던하면 모던한거고 사이키하면 사이키한거고 헤비하면 헤비한거겠죠. 헤디마마 [weiv]: 한 5년 후 헤디의 모습을 상상해보자면? 혜정: Peace… 명실: 앗∼!! 보입니다.. 길게 늘어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사람들이 헤디마마공연장에 들어서는 모습들… 굉장합니다… 우우우 연희: 훌륭한 사람! (풋,) 영란: 저도 기대됩니다. [weiv]: 마지막으로 [weiv]와 [weiv]의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혜정: with love.. 명실: 지금을 느낍시다.그리고 헤디마마공연때 술이나..쩝.뭔말이야..이거참. 연희: 눈을 보며 얘기하고 싶어요. 잘자요.. 영란: 사랑합시다, 자신을. 그리고 모두를. 관련 글 헤디(Heady) [You Complete Me] 리뷰 – vol.5/no.23 [20031201] 관련 사이트 헤디 공식 홈페이지 http://www.head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