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위클리 웨이브는 타프카 부다, 엠씨 더 맥스, 그루, 비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올해부터는 <힙합엘이>와 <스캐터브레인>에서 글을 쓰는 블럭(Bluc)이 객원 필자로 참여한다. | [weiv] 타프카 부다 | The Sickboy Method | 마야뮤직, 2014.01.03 블럭: 전체적인 컨셉은 턴테이블리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거친 질감의 곡들은 과거의 음악들을 연상시킨다. 랩 중심의 힙합이나 인스트루멘틀 트랙 외에도 “Silhouettes”, “춤” 등 보컬이 가미된 곡을 통해 좀 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과 일관된 색채를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유기적인 흐름, 목소리와의 호흡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6/10 최성욱: 멜로디 라인보다는 비틀고 재조립한 샘플과 소스의 조합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곡의 분위기에 따라서 다양한 분위기의 비트를 만들어가는 연륜을 보여주나 음향 소스 자체의 신선함은 떨어지는 편이다. 좀 더 위트 있는 구성을 취하는 후반부의 곡들에 애정이 간다(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참여한 “그럴래”를 타이틀로 정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7/10 엠씨 더 맥스 |Unveiling | 뮤직앤뉴, 2014.01.02 한명륜: 보컬의 표현력만 놓고 보자면 자기 관리에서는 게으르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앨범. 다만 살아 있는 표현력만큼이나, 들고 나온 곡들이 그들의 전성기 화석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나름의 각오를 다진 듯하지만 “다시, 노래…”라는 트랙은 거의 ‘건전가요’를 떠올리게 하듯 밋밋한 진행이 안타깝다. ‘차트 줄 세우기’로 인기몰이를 하고는 있지만, 그와 별개로 그가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음악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기엔 부족한, ‘베일 뒤’가 궁금하지 않은 그런 결과물이다. 6/10 최성욱: 흔히 얘기하는 ‘록 발라드’의 전형이다. 이전의 히트 공식을 그대로 차용하여 기본적인 뼈대를 세웠다. 형식과 구성보다는 사운드 자체의 세련된 마감을 위해서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처럼 보인다. 빈틈을 찾기 힘든 탄탄한 보컬의 힘을 느낄 수 있지만 그마저도 올드한 스타일에 묻혀 바래졌다. 5/10 그루 | 있는 그대로 | The Groo Sound, 2013.12.24 최지선: 나름 흥겨운 첫 두 곡 “Miracle”과 “I Am”을 지나면 차분한 분위기의 곡들이 이어진다. 이 두 곡의 경우 좀 더 밀어붙였으면 어떨까 싶다가도, 뒤에서 이어지는 상당수의 잔잔하고 말랑한 발라드 또는 포크 류의 색깔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 맞춰진 것이었을 거란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나머지 노래들과 앞의 두 곡 사이에는 다소 간극이 느껴진다. 한국어와 영어 가사를 가진 노래 사이에도 균형감이 흔들린다. 5/10 한명륜: 솔로가 아닌 밴드의 결과물로 나온 팝이라는 점에서 지난번에 다룬 송 오브 루나와 함께 이 음반 역시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리라 보인다. 연주 및 작곡에 있어 과시적이지 않으면서 높은 테크닉상의 이해가 녹아 있다. 레퍼런스의 한계에 도달한 듯한 다소 관용적인 멜로디를 쓰면서도 손맛의 조절을 통해 악상을 새롭게 만드는 능력이 돋보인다. 7/10 최민우: 영어 로큰롤로 시작해 한국어 발라드로 흐르다 영어 포크 팝으로 끝나는 음반이다. 달콤하고 섬세한 부분들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구성과 스타일 모두에서 어떤 ‘전형성’의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듣는 곡마다 ‘조금만 더’라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지 모르겠다. 4/10 비 | Rain Effect | 큐브디씨, 2014.01.02 최민우: 비의 음악은 ‘퍼포먼스용 으리번쩍한 사운드’로 기억되는 경향이 있는데, 간만의 신작을 들어도 딱히 생각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훅을 내장한 “LA SONG”에서조차도 그렇다. 정성껏 만든 준수한 팝 음반이고 즐길 거리도 많지만 기억에 오래 남지는 않는다.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