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oon – Parvaaz – EMI, 1999 구도자 록 밴드의 또 한번의 비행(飛行) 파키스탄의 출신의 ‘국제적’ 록 밴드 주눈(Junoon)이 [Azadi](1997)로 ‘지역장벽’은 물론 ‘언어장벽’까지 돌파한 여세를 몰아 1999년에 발표한 앨범이다. 따라서 ‘전작에서 이룬 성과를 넘어설 수 있는가’가 이 앨범을 평할 때 불가피한 질문일 것이다. 제목인 ‘parvaaz’의 뜻처럼 이들은 비행(flight)을 계속할 수 있을까. 우선 들어오는 것은 전작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드럼(세트)이 이 앨범에서는 전면에 부상했다는 점일 것이다. ‘서양식’ 드럼 사운드는 타블라와 돌키(dholki) 등의 토속적 타악기와 더불어 복잡한 리듬을 만들어 낸다. 첫 트랙이자 앨범의 대표곡인 “Bulleya”는 전작의 “Sayonee”의 형식을 이어받고 있지만 보다 직선적으로 ‘로킹’하는 곡이다. 이어지는 세 개의 트랙들은 타블라와 돌키가 리듬을 이끌고 다채로운 기타 연주가 수놓는 훌륭한 트랙들이다. “Pyaar Bina”는 깔짝거리는 기타가 ‘훵키’한 느낌까지 안겨주며, “Sanwal”은 베이스 기타가 아예 리프를 연주하여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그럴 때쯤이면 베이스 기타가 부드러운 톤과 솜씨 좋은 연주로 사운드를 잘 감싸주고 있음도 느끼게 된다. 이어 느린 템포지만 긴장된 타블라 리듬이 전체를 주도하는 “Mitti”는 하모닉스를 포함한 영롱한 기타 사운드와 경건하게 열창하는 보컬이 인상적이고, “Ghoom”은 어느덧 이들의 음악 스타일의 하나로 정착한 듯한 신비한 분위기를 가진 곡이다. 그런데 앨범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긴장감이 떨어진다. “Sajna”와 “Ab To Jaag” 같은 곡은 인상적인 기타 연주가 있기는 하지만 왠지 1990년대 (서양의) 록의 트렌드를 가져온 듯한 느낌이 강하고, “Aleph” 같은 곡은 가사를 알아듣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평범한 록 발라드처럼 들릴 수도 있다. 서양의 팝 음악보다는 (동)아시아의 대중음악에서 즐겨 사용하는 코드 진행이라서 신선감이 떨어진다. 이 앨범은 [Azadi]와 달리 영역 가사를 통해 이들의 메시지도 들을(아니 읽을) 수 있다(인터넷 상에서도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가사를 볼 수 있다). “Bulleya”의 가사가 16세기의 수피 시인인 불레 샤(Bulleh Shah)에게 질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Pyaar Bina”가 사랑의 힘을 믿는 절절한 외침이라는 점도 알 수 있다. “Mitti”와 “Aleph” 같은 곡이 신에 대해 질문하는 구도자적 자세를 담고 있다는 점도. 번역된 가사를 ‘읽으면서’ 음악을 음미하는 것이 최상의 감상법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음악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면 그것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가사가 ‘추상적이고 보편적’이 아닌가라는 의문도 한번쯤 가져봐도 좋을 것이다. 하긴 영어 가사로 된 음악이라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아닐까. 20010729 | 신현준 homey@orgio.net 7/10 수록곡 1. Bulleya 2. Pyaar Bina 3. Sanwal 4. Mitti 5. Ghoom 6. Sajna 7. Ronde Maina 8. Ab To Jaag 9. Aleph 10. Bulleya(Reprise) 관련 글 Junoon, [Azadi] 리뷰 – vol.3/no.15 [20010801] 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5): 인도 팝(indipop)으로 돌아온 아시안 비트 – vol.3/no.15 [20010801] 관련 사이트 Junoon 공식 사이트. mp3와 뮤직 비디오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http://www.junoon.net Junoon 사이트 http://www.junoon.com